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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여수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 행사에는 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였다. 이날 행사에는 수혜자 100세대에 쌀 20킬로그램과 생필품 상자가 전달됐다
 22일 열린 여수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 행사에는 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였다. 이날 행사에는 수혜자 100세대에 쌀 20킬로그램과 생필품 상자가 전달됐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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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명절인 설날을 열흘 앞둔 22일, 여수 아름다운가게 둔덕점에서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 이웃들에게 겨울나기 생필품을 전달하는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행사가 열렸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자리한 NCC 임직원 가족 30명 등 50명의 자원봉사자는 오전 10시에 둔덕에 자리한 여수아름다운가게에 모여 아름다운나눔보따리 기념식을 마치고 100명의 수혜자 가정으로 향했다.

수혜자 가정에는 쌀 20킬로그램과 샴푸, 비누, 수건, 설탕, 소금, 밀가루, 휴지, 라면 등의 생필품이 담긴 나눔보따리가 전달됐다.

아름다운나눔보따리 행사는 단순히 생필품을 전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달을 맡은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이웃들의 집을 방문해 희망을 함께 나누는 데 의미가 크다.

봉사자들이 찾은 나눔보따리 지원 대상은 모두 독거노인, 소녀소녀가장, 쪽방거주자, 조손가정 등으로 아름다운가게 매장 인근의 동사무소, 복지관 등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의 추천을 받았다.

미평동사무소 인근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원룸에 혼자 산다. 알려준 집 근처에서 전화를 하니 길가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30대 중반으로 착하게만 보이는 남자에게 나눔보따리와 쌀을 전하니 난색을 표한다. 알고 보니 다리를 다쳐 절고 있었다. 하는 수 없어 쌀을 짊어지고 2층 원룸으로 따라 들어가 대화를 나눴다.

"식구는요? 그리고 왜 다리를 절어요?"
" 8년전에 이혼했고요. 13살짜리 아들은 보육원에서 살다가 주말에만 옵니다. 저는 철거공이고요. 며칠 전 다리를 다쳐 쉬고 있어요. 현재 월세 25만원에 살고 있어요. 이렇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수도 별로 없고 활기도 없어 뵈는 그의 배웅을 받으며 나와 서류에 적혀있는 인적사항을 살펴보니 아이가 성폭력피해자이고 아버지마저 아이를 돌보지 않고 방임하는 상태다.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끼며 다음 집으로 향한다.

남편과 사별 후 장애아 딸과 생활하며 근근이 생계를 저소득가정이다. 다음은 조손가정으로 아버지가 행방불명이며, 가난으로 비행에 자주 노출되는 차상위 가정이다.

쌀 포대를 운반하는 이상율(오른쪽) 여수아름다운가게 운영위원장과 카메라를 보고 있는 임순악 민노당 여수시의원
 쌀 포대를 운반하는 이상율(오른쪽) 여수아름다운가게 운영위원장과 카메라를 보고 있는 임순악 민노당 여수시의원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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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초선인 민노당 출신의 임순악 여수시의원이 아름다운나눔보따리 행사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그녀의 소감을 들어봤다.

"알고 보면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요. 이렇게 좋은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아름다운가게는 지난 2004년 제1회 '아름다운나눔보따리' 행사에 1천 개의 나눔보따리를 전달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행사에는 전국에서 3천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4700세대에 생필품 보따리와 쌀을 전달했다.

기증받은 헌옷을 단돈 천 원부터 몇천 원에 팔아 모은 돈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에 희망의 꽃씨를 뿌린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네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아름다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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