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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기사님, 저도 빨리 뵙고 싶네요. 늘 안전운전 하십시오~^^."

"저도 언젠가는 꼭 한번 타 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노무현재단·봉하재단 홈페이지 '사람사는세상' 게시판에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인기짱'이다. '봉하버스'라는 이름으로 지난 6일 "봉하버스를 사랑하고 사랑하실 누군가에게 글을 올립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진영역~봉하마을 구간 시내버스(10번)가 최근 신설되었다. 밀양 삼랑진~창원 사이 경전선 복선전철이 지난해 12월 15일 개통한 뒤, 진영읍 설창리 소재 진영역에 KTX가 정차하게 되었다. 고속버스와 KTX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려는 사람들이 봉하마을까지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0번 버스는 진영터미널→봉하→진영역→봉하→진영터미널 구간을 오전 6시 20분부터 오후 9시 35분까지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기사 2명이 한 조가 되어 버스를 몰고 있다. 10번 버스 노선은 KTX가 진영역에 정차하면서 김해시가 계획하고, 봉하마을 측에서도 요청해서 만들어졌다.

 

10번 버스 가운데 권순현씨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면 고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 버스 안에 엽서로 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 있고, 고 노 대통령의 육성은 아니지만 즐겨 불렀던 "상록수" "타는 목마름으로" "작은 연인들" 등의 노래를 간혹 틀어주고 있다. 또 '노란개비'도 매달려 있다.

 

봉하마을 '노란 바람개비 나눔'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닉네임 '마터(Martyr)'라는 사람이 버스기사 권순현씨와 인연을 소개한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더욱 알려졌다. '마터'라는 사람이 노란개비와 사진을 버스 안에 붙이고, 고 노 대통령이 부른 노래가 담긴 mp3를 기사한테 주었던 것.

 

 

버스기사들은 '사람사는세상'에 회원으로 가입해 인사하기도 했다. '봉하버스'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2월 30일과 지난 6일 두 차례 글을 쓴 것.

 

버스기사는 먼저 "앞으로 봉하마을 방문하시는 참배객분들을 친절하게 모시겠습니다. 많이 이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셨으면 합니다"고 인사했다.

 

또 그는 새해에는 "봉하버스를 타고 앞으로도 타실 모든 분들게 많은 관심과 격려에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면서 "저는 다만 여러분의 머슴이 되어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봉하마을을 찾기를 기원합니다. … 사람사는세상을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해피 뉴 이어'. 이 정도면 영어 잘하죠. 헤헤헤"라고 인사했다.

 

봉하재단 관계자는 "버스를 타고 봉하마을로 오는 추모객들이 사진과 음악 때문에 버스 안에서 눈물짓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면서 "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대통령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고 밝혔다.

 

버스기사 권순현씨는 "봉하마을에 가시는 승객들은 아주 좋아하신다"면서 "노래는 자원봉사자 한 분이 mp3에 담아 주셔서 튼다. 주말에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태그:#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진영역, #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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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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