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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1일 오후 3시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종편 선정에 대한 한국 교회 대응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1일 오후 3시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종편 선정에 대한 한국 교회 대응 토론회'를 열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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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매연' 대 '반 조중동매연'. '종편(종합편성채널) 특혜'에 반대하는 여론이 진보 진영을 넘어 보수적인 언론매체와 의료계, 종교계로 확산되고 있다.

1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문의약품, 의료기관 종편 광고 완화 토론회엔 대표적 보수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가 진보의료단체들과 머리를 맞댔다. 같은 시각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선 기독교계 인사들이 모여 종편 대응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주최로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토론회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구세군대한본영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기독교계 인사들이 참여해 '조중동' 종편 선정에 따른 불안감을 쏟아냈다.

"무더기 종편 등장으로 지역방송, 종교방송 1차적 타격"

임광빈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의장)는 "진실을 호도하고 진리 영역까지 거짓으로 바꾸는 힘을 발휘한 기존 언론사에게 종편 사업권이 돌아간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목회자들은 잘못된 가치와 내용을 전달하는 거대 언론 권력과 갈등을 겪을 것이고 천주교, 불교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도전문채널에서 탈락한 CBS(기독교방송)를 비롯해 PBC(평화방송), BBC(불교방송) 등 종교계 방송이 지역 방송과 더불어 무더기 종편 등장에 따른 1차적 피해자로 거론되기 것도 종교계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신문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질 수 있지만 방송은 정치적 중립성을 명확하게 규정해 왔는데 이제 경계가 허물어져 보수 일색인 종편 신문사들이 편향성을 가지고 방송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종편이 등장하면 여수MBC, 부산CBS 같은 지역방송, 종교방송 등 작은 목소리가 1차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광빈 목사는 "똑같은 종교계 방송이라도 권언유착에 의해 케이블에서 보수적 종교 방송만 들어오고 비판적인 종교 방송은 빠질 수 있다"면서 "종교 방송도 대형 교회들 눈치 보는 상황에서 (종편 등장은) 교회 언론이 무력화되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음란과 폭력의 판도라 상자"... 미 종교계도 신방 겸영 반대

종편 등장에 따른 방송의 선정성, 폭력성 강화 역시 종교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최문순 의원은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려고 했을 때 종교계와 학부모협회, 총포협회 등 보수 진영이 먼저 반대하고 진보 진영이 참여해 결국 여야 합의로 법안을 폐기할 수 있었다"면서 "당시 종교계에선 '음란과 폭력의 판도라 상자를 열지 말라'면서 신문-방송 겸영을 반대했는데 종편으로 채널이 늘어나 광고 쟁탈전이 벌어지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방송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창섭 PD연합회장은 "종편 등장으로 훌륭한 볼거리와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소외된 사람을 위한 방송을 바라지만 그럴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서 "방송사간 경쟁이 격화되면 수입은 줄고 요소 비용은 오르기 때문에 화제를 끄는 미끼상품을 걸고 부실한 물건 끼워 팔기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종편이 초기 화제작을 많이 낼 것이고 저마다 훌륭한 10대 기획을 내놓겠지만 그게 전부일 뿐 나머지 990개는 썩은 물건을 팔 가능성이 높다"면서 "종편이 언론 전체를 나쁜 쪽으로 끌고 갈 것이기 때문에 종편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에 대한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종편의 전문의약품·의료기관 광고허용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의사협회, 약사회,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단체들이 참석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종편의 전문의약품·의료기관 광고허용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의사협회, 약사회,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단체들이 참석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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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등에 종편 특혜 차단에 종교계도 적극 참여" 

이날 토론회는 "(종편 등장 이후) 더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이 독점하지 않게, 큰 목소리가 작은 목소리 막지 않게 해 달라"는 최소영 목사(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의 기도로 문을 열었다. 이 기도에 화답하듯 토론자들은 저마다 '종편 특혜' 차단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문순 의원은 "종편 사업자들이 KBS 수신료 인상, 채널 재배정,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 광고 직접 영업, 방송발전기금 면제 등 노골적인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수신료, 의약품 광고, 직접 광고 영업 등 국회 결정이 필요한 3가지는 국회에서 싸우더라도 반드시 막겠다"고 다짐했다.

이창섭 회장은 "방송 현업 단체들은 지상파 방송 수신 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난시청 소외 가구에서 (케이블방송 가입 없이) 안테나로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싫은 방송 안 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공동대표는 "종편 자본금 납입 기한인 3월 말까지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힘을 합쳐 종편, 보도채널 주요 주주 기업 불매 운동,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운동, 광고 규제 완화 반대 운동 등을 벌여 종편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임광빈 목사 역시 "(종편) 사업자에게 불복종할 일이 있다면 교회도 해야 한다"면서 "엎질러 놓고 후회해선 안 된다"면서 종교계의 적극 참여를 촉구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조준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4대강 사업이 자연 생태계를, 종편이 미디어 생태계를, 광고 규제 완화가 보건의료 생태계를 무너뜨려 결국 자연과 영혼과 몸을 흔들 것"이라면서 "동아일보 컨소시엄에 4대강 사업을 수주한 건설업체가 모이는 등 전선이 넓어지고 있어 후퇴하면서 지더라도 결국 이기는 싸움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종편 반대 여론' 확산에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태그:#종편, #권언유칙, #조중동 특혜, #전문의약품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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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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