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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여섯 달 넘게 주마다 만나며 서로 친해지며 서투른 노래와 음악과 연극에 두 발 온 몸 들여놓고 이제 자못 물이 오른 때입니다. 무대에서도 가끔씩 노래하는 박자가 틀리고, 악기 다루는 동작이 굳고, 연기하다 말고 대사를 까먹고, 발개진 얼굴, 멋쩍은 웃음 지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문화로 나를 만나고, 친구와 가족을 만나고, 열우물의 이웃을 만나는 공연이 드디어 그 시작을 알리게 되어 정말 좋은 날입니다."

 

신소영 열우물생활공동체 운영위원장(해님방 대표)은 '문화로 나를 만나다' 주민 동아리 발표회에서 '두근대며 맞이하는 우리들의 잔치를 함께 즐기자'는 부제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십정1동 주민센터·해님방·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 인천지부·열우물길프로젝트추진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열우물 생활문화공동체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2010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시범사업 '열우물, 오래된 미래를 꿈꾸다' 동아리 발표회가 18일 오후 5시 부평문화사랑방 공연장에서 개최됐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십정동 열우물 주민과 함께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네트워크 모임 매월 1회 진행, 밴드·연극·노래교실 운영, 마을이야기 프로그램인 마을 수리점·나의 삶과 사진 운영, 한가위 마을잔치 등을 진행해왔다.

 

행사가 진행될 부평문화사랑방을 오후 4시께 찾아갔는데, 이미 복도에는 공연을 준비하는 동아리 회원과 주민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한쪽에서는 관객을 맞느라 분주해보였고, 또 한쪽에서는 주민들의 생활상이 그대로 표현된 '나의 삶과 사진'전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공연이 펼쳐지는 행사장으로 들어가자, 할머니 뽕짝노래교실의 단원들이 '소양강처녀' '청춘을 돌려다오' 등의 노래를 맞춰가며 흥을 즐기고 있었다.

 

뽕짝 노래 공연에서 흥에 겨워 앞에 나와 춤을 추었던 남덕임(72) 할머니는 "6개월 동안 함께 동고동락하며 노래를 배우다보니 어느새 25년이나 젊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함박웃음)"며 "다 늙어서 출세한 기분이다. 떨리지도 않고 절로 흥이 난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잠시 끝난다고 하니까 너무 아쉽고 서운하다. 우리끼리라도 의견을 모아서 평생을 노래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세덕 십정1동 주민센터 동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지역이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지정 된 이후 주민공동체 의식은 점차 약화되었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어우러지는 축제 역시 그 맥이 이어지지 못했다"라고 한 뒤 "이번 주민 동아리 만들기와 마을생활사 책자 발간, 마을네트워크 포럼, 열우물 마을잔치 개최 등을 통해 주민 삶 속의 정서를 담아내고 가슴 한쪽에 자리 잡은 문화 창작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신소영 해님방 대표는 '열우물 소식지' 12월호를 발표회 때 선보였는데, 이 책자에는 공부방이야기, 해님방 미디어 발표회, 아이들이 직접 쓴 산문, 운영위원회 소식,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 진행과정, 각 동아리의 활동 이력, 마을네트워크포럼 정보 등을 담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열우물 문화제, #자바르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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