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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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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국형 복지국가'라는 구상을 내놓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견제구를 던지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15일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오는 20일 개최한다"면서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은 소득보장중심의 전통적 사회보장제도로, 최근 선진국의 인구고령화와 사회양극화 등 사회·경제적 환경이 변화하면서 전통적인 복지국가형태의 존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법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복지정책의 핵심은 모든 국민에게 보건·교육·주거·고용 등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동·노인·장애인·여성·실업자 등 어려운 계층에 맞춤형 복지 급여를 보장하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문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박 전 대표는 2007년 대선경선 때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라는, 신자유의적 성격의 감세공약을 내세워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별 차이가 없었다.

18대 국회 하반기에 기획재정위원회로 들어간 그는 '소득세 감세철회, 법인세는 예정대로 감세추진'이라는 입장을 밝혀, '줄·푸·세'에서 다소간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12월 8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당시 본회의에 불참해 한나라당에 불만을 나타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박 전 대표 측은 여야의 충돌과정에서 안전상의 우려가 있어 불참했다고 밝혔다.

"한국형 민주주의라던 유신헌법은 독재... 박근혜표 복지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권영세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서병수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예산안 날치기에 대한 기자들의 공세에도 침묵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권영세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서병수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예산안 날치기에 대한 기자들의 공세에도 침묵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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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당 회의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제정하면서 한국형 민주주의라고 했었다"고 상기시킨 뒤 "이제 박근혜 대표가 '박근혜표 복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그렇다면 한국형 민주주의가 유신 독재로 나타나듯 박근혜표 복지는 무엇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중요한 일에는 일체 언급하지 않으면서, 유리할 때에만 고개를 쳐들고 말한다"면서 "날치기 예산으로 인해 복지 예산이 삭감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데, 혹시 박근혜표 복지는 예산이 필요없는 복지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근혜표 복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번 날치기 예산에서 복지예산이 어떻게 되고 있는가를 함께 밝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예산안 처리문제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다. 박 전 대표가 비판하면 당내 분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고, 찬성하면 그의 '복지'구상의 허구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 전 대표의 '예산안 문제 침묵'에 대해서는 박근혜계 쪽에서도 불만스러워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너무 모른 체하고 있으면 몸을 사린다는  비난을 받지 않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조금 넓게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끌어낸 박 원내대표의 공격은 "아버지의 꿈은 최종적으로 복지국가였고, 여전히 이루지 못한 우리의 궁극적 꿈은 복지국가 건설"(지난해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30주기 추도식)이라며, 박 전 대표가 '복지국가'를 대선 화두로 내세운 것에 대한 겨냥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지난 10월 3일 당강령을 바꾸면서 '보편적 복지'를 내세웠다.

진보개혁세력은 전통적으로 복지를 자신들의 이슈로 간주하고 있었으나, 박근혜라는 파워맨이 이 주제를 잡고 나오면서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만들고 있다. 이들은 우선 '박근혜 복지'의 허점을 세금문제, 즉 감세하면서 어떻게 복지재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파고들고 있다.


태그:#박근혜, #한국형 복지국가,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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