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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표한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 찬반투표 결과
 14일 개표한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 찬반투표 결과
ⓒ 현대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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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 집행부가 지난 8일 있었던 금속노조의 비정규직돕기 총파업 동참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권'을 '반대'에 포함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대다수 언론이 이를 크게 보도하면서 부풀리기와 오보 논란이 동시에 일고 있다.

앞서 현대차 정규직노조 내 현장조직들은 찬반 투표 자체를 반대해 왔지만 농성해제 하루 전인 8일 투표가 강행됐고, 다음날 농성이 해제되자 개표를 유보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14일 사측과의 교섭이 시작되자 개표를 강행했는데 그 시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울산시 북구의 한 초등학교 강당에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연 비정규직노조는 "14일 교섭에서 전향적인 안이 나오지 않으면 15일부터 재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결의한 바 있어 협상 전부터 긴장이 고조됐다.

14일 오후 교섭이 시작되자 정규직 노조 집행부는 갑자기 비정규직돕기 총파업 동참 찬반 투표함을 열어 개표를 시작했다. 오후 6시 30분쯤 공개된 개표 결과 전체 정규직 조합원 4만4093명 중 3만5867명(투표율 81.34%)이 투표하고 8226명(기권율 18.66%)이 기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 찬성은 9004명(투표자대비 25.1%, 총원대비 20.42%), 반대 2만5795명(투표자 대비 71.91%, 총원대비 58.50%), 무효 1068명(투표자 대비 2.98%, 총원대비 2.42%)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투표 전후 분위기나 일부 현장조직이 진행한 출구 조사 등과 비슷한 것이다.

비정규직노조와 사측의 협상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

문제는 현대차노조 집행부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지하면서 기권표를 반대표에 포함해 총 조합원수로 나눈 77.16%가 반대한 것으로 알렸고 대부분 언론이 "반대 77.2%, 정규직 파업 지원 원치 않았다"는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이는 정규직 현장조직들이 "기권자는 투표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라 굳이 계산한다면 찬성표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배치된다.

노동법에는 파업 찬반율 계산 시 총 조합원을 대비해 찬반을 계산하게 되어 있다. 이럴 경우 이번 반대율은 반대자 2만5795명을 총 조합원 4만4093명으로 나눈 58.5%가 돼야 한다. 하지만 기권자를 반대표에 포함시킨 비율을 공표해 불법 논란마저 일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노조 관계자는 "이번 찬반투표는 재적 조합원 대비 과반수가 넘게 반대해 부결된 것"이라며 특히 "기권은 반대에 포함해 부결표가 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한 현장 활동가는 "전국의 모든 노조가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르기 위해 찬반투표를 하지 않은데 반해 유독 현대차노조 집행부만 찬반투표를 강행한 것부터 제 조직의 반발과 의문을 불러 왔었다"며 "기권자를 반대표에 포함시키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한편,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간 현대차 울산1공장 점거농성을 벌이다 교섭을 전제로 9일 농성을 해제한 비정규직노조와 사측의 협상이 14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량 진행됐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번 교섭에서 사측과 비정규직노조, 정규직노조, 하청대표, 금속노조 등 5자가 참석했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태그:#현대차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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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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