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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부광장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심판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부광장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심판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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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인천 주안역에서 시작된 민주당의 '이명박 독재 심판 결의대회'는 "보온병"이라는 외침으로 시작했다. 8일 본회의장에서 빚어진 '막는 자'와 '들어가려는 자' 간의 몸싸움이 담긴 영상이 주안역 앞 광장에 틀어져 있었던 것. 당시 민주당 당직자들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포위해 본회의장으로 진입하려는 한나라당 당직자들을 향해 "보온병"(안상수 대표의 보온병 포탄 연출을 빗댄 표현)을 연이어 외쳤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결의대회 참석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출석 체크부터 했다. 30여 명의 의원들 이름이 차례차례 불려졌다. 손 대표는 "아무리 날씨가 춥고 몸이 추워도 민주당의 마음은 뜨겁게 하나가 되어 뭉쳤다"며 "역설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권에 감사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운을 띄웠다. 

'평화'와 '형님예산'에 초점 맞춘 인천 결의대회

인천 결의대회의 메인 메뉴는 '평화'와 '형님예산'이었다.

손 대표는 인천 시민을 향해 "그동안 연평도 사태로 얼마나 마음 불안하셨고 불편했냐"며
"서해에서 평화지대를 만들고 서해 앞바다를 전쟁의 바다가 아니라 평화의 바다로 만들 때 평화롭게 번영하면서 살 수 있고 빛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권이 국민과 민주당을 잘못 봤다, 우리가 이렇게 모일 줄 몰랐을 것"이라며 "인천에서부터 평화와 민주와 민생의 기치를 높이 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평도 사건이 터진 인천이기에 '평화'에 대한 발언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반도의 평화가 흔들리면 제일 걱정되는 동네가 인천이다. 인천시민들은 평화를 먹고 산다"며 "이 정권은 평화를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에 민주평화세력의 대표인 민주당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형님예산 확보위해 보육교사에게 준 보조금 10만원도 삭감"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부광장에서 이명박 독재심판 결의대회를 마친 뒤, 누락된 서민·복지 예산 목록이 적힌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돌리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부광장에서 이명박 독재심판 결의대회를 마친 뒤, 누락된 서민·복지 예산 목록이 적힌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돌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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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원대대책 회의에서 "이상득 의원, 이제 물러날 때도 됐다"며 '형님' 퇴진을 요구한 박지원 원내대표는 결의대회장에서도 '형님'을 정조준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형님예산, 영부인 예산을 확보하려고 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10만 원씩 보조금으로 지급하던 것을 삭감했는데 이러면 (누가) 보육교사가 되겠냐"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난리가 났다, 안상수 대표가 윤증현 재정경제부 장관을 불러서 예산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고 했더니 윤 장관이 오히려 안 대표를 윽박을 지르고 나갔다고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니 장관도 이런 작태를 보이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매서운 바람에 입이 언 조배숙 최고위원 역시 "한나라당은 서민정치를 하겠다더니 서민복지예산은 다 깎고, 형님예산만은 확실히 챙겨 이상득 형님이 3년 동안 챙긴 예산이 10조가 된다고 한다"며 "이 정권은 안보무능으로 송도 자유무역구역과, 아시안 게임으로 동남아시아의 허브가 되어야 할 인천의 경제를 어려워지게 하고 있다, 인천 시민이 앞장서서 이명박 정권을 타도하자"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부광장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심판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학용 의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부광장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심판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학용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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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 갑이 지역구인 신학용 의원은 "총선과 대선에서 인천부터 이기면 전국을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인천을 첫 규탄지로 채택한 것"이라며 "독재 정권은 무너질 것이 확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4대강 예산 날치기 법안 즉각 폐기하라, 서민예산 삭감하고 형님예산 웬 말이냐"고 구호를 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참석자들은 끝없이 부는 바람에 발을 동동구르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인천시민들 '관심' "어떤 일로 시끄러운지 몰랐는데..."

손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주안역 지하상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위해서였다. 이들은 "'형님 예산' 퍼주고, '서민 예산'날리고... 한나라당 정권이 날치기한 2011년 예산안의 파렴치한 실상"이라 적힌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면서 인사를 건넸다.

시민들은 손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손 대표에 이어 정 위원과 악수를 나눈 이상미(24)씨는 "어떤 일로 시끄러운지 잘 몰랐는데, 시간 날 때 유인물을 읽어 봐야겠다"며 "최종원 의원은 언제 오냐"고 기자에게 묻기도 했다. 지하상가 곳곳에서 유인물을 펼쳐놓고 읽는 상가 직원들과 시민들이 쉽게 눈에 띌만큼 시민들은 민주당의 행보에 관심을 보였다. 

한편, 한 시간 가량 지하상가를 돈 손 대표는 천안으로 행선지를 옮겨 '이명박 독재 심판  결의대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15일 대전·충남, 16일 부산·울산, 17일 전북, 18일 경남, 22일 대구·경북, 28일 서울 등을 돌며 전국 순회를 한다는 계획이다.


태그:#민주당 장외투쟁, #예산안 날치기,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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