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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겨울비가 내리는 속에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주민들은 양수기를 동원해 비닐하우스로 들어오는 물을 빼내기 위해 여념이 없다. 비닐하우스 4개 동에 수박을 경작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겨울에 양수기를 대서 물을 퍼냈다고 하면 미친 짓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산마을 주민들이 논에 물이 차오른다는 사실을 안 때는 지난 10월부터다. 주민들이 수박·양상추 등 시설작물 재배를 위해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물이 차오른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

 

성산마을은 4대강 정비사업 낙동강 준설지와 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함안보 상류 13km에 있다. 낙동강 둔치는 낙동강사업 19공구에 해당하는 준설지역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하고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최근 함안보피해대책위와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가 성산마을 경작지 침수 사실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면서 알려졌는데, 13일 비가 내리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진 것이다. 함안보피해대책위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농경지가 침수되고 있다며 공사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아무개씨는 "시공사 측에서 조사를 한다며 구덩이를 파놓았는데, 배수구를 막아 물이 고랑으로 차올랐다"면서 "오늘 아침 7시 45분경 논에 나와 보니 고랑에는 물이 흥건했고 조금만 늦었으면 비닐하우스 안으로 물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금호건설은 지난 12월 초 조사를 위해 구덩이를 여러 군데 파놓았다. 의령 일대에는 13일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창원기상대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16mm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건설은 성산마을 비닐하우스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 오후부터 4m로 배수구를 파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아무개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벼농사를 짓기 위해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양수기를 동원한 적은 있지만, 겨울에 비닐하우스를 하면서 물을 퍼내기 위해 양수기를 대기는 처음"이라며 "어제까지는 하루 한 두 차례 물을 퍼냈는데 오늘 비가 온 뒤 물이 더 불어나 20~30분 간격으로 물을 퍼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겨울에 비가 오더라도 양수기를 동원한 적이 없었다, 비닐하우스 안에 물이 들어가면 작물의 뿌리가 썪는다"면서 "밤에도 비가 올 경우 계속해서 물을 퍼내야 하는데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안영식 성산마을피해대책위 위원장은 "어제(12일) 조진래 국회의원이 와서 현장을 보고 갔으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대책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돼 가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물이 비닐하우스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배수구를 파고 있다. 물은 배수구를 통해 하천으로 나가게 되는데, 그러면 비닐하우스에는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침수 원인에 대해, 그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금호건설에도 연구팀이 있는데 신뢰할 수 없을 것이기에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원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성산마을,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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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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