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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기획 사진전에 배추, 양파, 감자 등이 설치미술로 놓여져 있다.
▲ 야채가 작품되어 미술관에 놓인 상황. 재래시장 기획 사진전에 배추, 양파, 감자 등이 설치미술로 놓여져 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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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예술마당 솔(대표 박재욱)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재래시장 예술기행'이 열리는 현장인 경북대학교 대강당 지하에 위치한 '스페이스9'를 찾았다.

시멘트벽으로 조성된 벽면에 재래시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온통 붙어있고 그와 관련된 글들과 젊은 사진작가들이 몸소 심혈을 기울여 찍은 작품사진과 시민 참가자가 함께한 기행문과 사진, 그림 등도 전시되고 있다.

토요일 오후 썰렁하리만큼 텅 빈 미술관을 간간히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방문객들이 한둘씩 보이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떠다니는 광고판처럼 화구박스에 전단지를 붙여 꾸민 작품 광경.
▲ 천광호 작가의 작품 모습. 떠다니는 광고판처럼 화구박스에 전단지를 붙여 꾸민 작품 광경.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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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래시장 예술기행전은 예술마당 솔에서 진행한 '영남대로답사', '한국의 고개'와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있는 '낙동강 강나루를 걷다' 스케치 답사에 이어 4번째 마당으로 열리고 있는 기획전인 셈.

기획전으로 열린 사진전에는 대구의 미군기지 옆에 위치한 봉덕시장과 전원의 경치를 엿볼 수 있는 현풍장, 사람냄새 나는 구룡포어시장, 부지런한 사람들이 번개처럼 살아가는 달성공원 새벽시장과 교동시장의 모습이 소개된다.

또 재래시장 기획전의 방문자들에게는 기념으로 즉석에서 추억이 될 만한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현상도 해준다.

미술관에는 재래시장의 모습을 상상하며 재현이라도 하듯 한켠 전시 공간에는 파부터 배추, 양파, 감자까지 총동원하여 미술작품을 만들어놓은 것부터 여러 종류의 비닐봉지가 미술작품이 되어 전시된 것도 이색적이다.

'재래시장 예술기행전' 손병열 총감독은 "이곳 전시실은 주류 화랑이 많은 곳은 아니지만 마음을 먹고 찾아와야만 볼 수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고 하면서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위해 사진작가, 수필가, 미술가 등 3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이 공간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박순남 작가의 혼합재료를 모아 만든 작품 광경.
▲ 비닐봉지가 작품으로 변신. 박순남 작가의 혼합재료를 모아 만든 작품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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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사진전을 구경하고 있는 방문객들.
▲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경북대 스페이스 9' 재래시장 사진전을 구경하고 있는 방문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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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 전시에 참여했던 사진작가그룹 H.I.P(Heaven In Photographers)소속 김영진 사진작가는 "시장을 찍는 일을 벌써 6개월 정도했는데 시장은 단지 경제발전에 뒤처져서 퇴화하는 곳으로만 여겼는데 직접 작업을 해보니 사람 사이의 정(情)과 일반 마트와는 다른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있는 곳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에 대한 느낌을 김 사진작가는 "경제발전과 삶의 변화로 인해 재래시장은 결국 쇠퇴의 길로 가겠지만 그 기억과 정을 오랫동안 우리의 기억 속에 담아두다"는 소망도 남겼다.

자녀와 함께 꼼꼼하게 전시관을 둘러봤던 김정순 주부(진천동)는 "사전지식이 없이 왔지만 아이들에게 재래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방문했는데 이색적이고 색다른 발상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찍어준 사진을 기념으로 미술관 시민참여 공간에 자신의 사진을 붙이고 있는 광경.
▲ 시민참여 사진공간. 현장에서 찍어준 사진을 기념으로 미술관 시민참여 공간에 자신의 사진을 붙이고 있는 광경.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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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방문객인 김가은 학생도 "사진으로 보는 것이나 직접 가보는 재래시장은 별로 변화가 없지만 이렇게 전시를 시도한 자체가 놀랍다"고 전하면서 "여럿이서 이렇게 공동의 관심을 갖고 바라보니 새롭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경북대 교정 대강당 옆 지하에 위치한 '스페이스 9'에서 열린다. 또 예술마당 '솔'은 오는 15일 오후 2시 창립20주년기념 심포지엄과 자축하는 기념공연을 예술마당 '솔'에서 열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예술마당 솔은 1990년 대구에서 민족문화운동을 하던 예술인들과 문화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비영리 시민문화단체이다. 현재 '솔' 사무실은 동아쇼핑 건너편 폐쇄된 적십자병원 앞정안빌딩 5층에 위치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053)423-4244로 연락하면 된다.



태그:#재래시장 사진,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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