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울산시가 2조1851억 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에 무상급식비는 0원, 친환경급식비는 지난해보다 3억 증액한 7억 원을 편성해 민주노동당 이은영 시의원이 23일간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야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향후 3년간 장미 식재 예산으로 28억 2000만 원을 투입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장미 예산안이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친환경무상급식 요구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한 박맹우 울산시장의 공약사항으로 추진되는 것이라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사업비 58여억 원을 들여 시내 곳곳에 덩굴식물 100만 본을 식재토록 해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지적 받았던 터라 이번 장미 예산안을 두고도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민주노동당 소속 류경민 울산시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울산시는 내년부터 2013년까지 장미 식재에 총예산 28억 2000억 원을 투입키로 하고 내년 당초예산으로 9억1000만 원을 편성했다.

 

장미를 대대적으로 식재해 아름답고 화려한 로즈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 개인주택, 아파트 등에 시민이 86만 본을, 기업체가 자체적으로 22만 본 심는 등 모두 115만 본을 심는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앞서 구·군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울산시내 주요 도로변과 태화강역 광장 내 녹지대 등에 장미 7만 본을 심었었다.

 

식재 예산편성안에 따르면 특히 내년도 9억1200만 원의 예산 중 비료구입비는 150만 원에 불과하다.
 

류경민 의원은 "조경전문가들에 의뢰한 결과 장미는 유독 병해충, 특히 진딧물에 약해 입지조건이 까다롭고 전문가의 손질이 가지 않으면 잘 크지 않는다"며 "특히 장미의 병해충이 다른 식물로 번져 시민들과 함께하는 식재로는 적당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이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미 예산안 중 9억여 원을 장미묘목을 구입하는 데 편성하고 있을 뿐 장미를 시민들에게 나눠준 후 어떻게 하겠다는 사후대책이 없어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며 "예산 심의에서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류경민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울산시는 지난 2007년부터 덩굴식물 100만 본 식재사업을 추진하면서 1억 4000만 원을 들여 화분 6800개를 구입해 덩굴을 심었다. 하지만 화분에 심은 덩굴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자 울산시는 화분을 모두 치우고 다시 2억 원을 들여 벽돌과 목재로 화단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 의원은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장미식재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거치고 현재 도로변에 이미 심어진 7만 본 등을 지켜본 후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장미예산을 전액삭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울산에서는 지난 회기 민주노동당 시의원들이 상임위에서 "시민혈제 낭비"라며 삭감한 예산을 다수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예결위에서 그대로 복원해 예산안이 통과된 사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친환경 무상급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