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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포 앞바다 지나는 유조선 태안원유유출사고의 진원지인 만리포 해상을 유유히 운항하고 있는 유조선의 모습. 사고 이후 태안 앞바다에서의 단일선체 유조선 통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리포 앞바다 지나는 유조선태안원유유출사고의 진원지인 만리포 해상을 유유히 운항하고 있는 유조선의 모습. 사고 이후 태안 앞바다에서의 단일선체 유조선 통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 신문웅

태안원유유출사고가 정확히 사고 3년을 맞고 있다. 사고 이후 태안 앞바다의 유조선 통행은 줄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히려 더 증가된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 원유 1만2547kl의 막대한 양이 유출된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를 계기로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항 감축을 추진해왔던 국토해양부가 내년부터는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는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를 계기로 유조선에 의한 대량 기름유출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국제해양오염방지협약에서 정한 시기보다 5년 앞당겨 추진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재화중량톤수 5천톤 이상의 단일선체 유조선은 올해 연말까지만 운항할 수 있고 내년부터는 우리나라 해역에서 운항할 수 없게 된다.

 

즉, 국토부의 계획은 외국적 단일선체 유조선은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 입항이 금지되고, 국내국적 단일선체 유조선도 같은 시기부터 국내외 수역에서의 운항이 전면 금지된다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국토부는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이후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항감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산업계의 자발적인 단일선체 유조선 운항감축을 독려한 결과 2007년 52.9%에 달하던 단일선체 유조선의 국내 입항률은 2010년 4.8%(9월말 기준)까지 감소하였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감소, 태안 앞바다 운항은 오히려 증가

 

 의항2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유조선. 안개낀 날일수록 태안 앞바다를 통행하는 유조선을 보면 불안감은 더욱 엄습해온다.
의항2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유조선. 안개낀 날일수록 태안 앞바다를 통행하는 유조선을 보면 불안감은 더욱 엄습해온다. ⓒ 김동이

하지만 국토부의 이러한 통계와는 달리 태안 앞바다에는 여전히 유조선 통행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태안 인근 서산의 대산항에 출입하는 원유운반선 입출항은 오히려 2008년 이후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에 나타난 선박입출항 실적에 따르면 원유유출사고 이듬해인 2008년 대산항에 입출항한 선박은 모두 1만1791척으로 이중 석유정제품 운반선이 5356척으로 50%에 달했고, 케미칼 운반선이 3122척, LPG·LNG 운반선이 1244척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태안 원유유출사고의 주범인 원유운반선도 243척이나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국토부의 단일선체 유조선 운항감축 독려에도 불구하고 2009년에는 268척, 2010년에는 10월 현재 283척으로 오히려 감소하기는 커녕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또한, 태안항에도 2008년 226척, 2009년 230척, 올해 28척의 석유정제품 운반선이 입출항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태안군민과 123만 자원봉사자가 함께 원상복구해 낸 피와 땀의 노력이 무색하게 유조선은 유유히 태안 앞바다를 누비고 있다.

 

2011년 단일선체 유조선 운항 전면 금지 전 특단의 대책 마련해야

 

 의항 구름포해수욕장 인근을 지나고 있는 유조선의 모습. 내년부터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항이 전면금지되지만 본격 시행 한달을 앞두고 있는 시점부터 강력 통제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의항 구름포해수욕장 인근을 지나고 있는 유조선의 모습. 내년부터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항이 전면금지되지만 본격 시행 한달을 앞두고 있는 시점부터 강력 통제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 김동이

특히, 태안원유유출사고의 주범인 단일선체 유조선 책임자인 현대오일뱅크의 경우에는 지난해 말 유사사고 재발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단일선체 유조선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수립을 제안하며 ▲ '2011년 운항금지, 2010년 15% 운항 제한'이라는 정책목표를 '2010년 7월 이후 운항금지, 7월 이전 5% 운항제한'으로 강화 ▲ 유조선 입항시 단일선체 여부 알 수 없는 문제점을 개선해 '유조선 형태보고 의무화', '단일선체 유조선 EEZ 입항시 해운항만청 및 해양경찰서 동시 파악하고 경보를 울려 만약의 사태에 대비' ▲ 대형유조선이 아닌 중소형의 경우에도 안전대책 마련 및 공개 ▲ 국내정유사 추가보상기금 가입, 보상한도 1조원 이상 수준 높이도록 의무조항 신설 등 기름유출사고 방지를 위한 환경운동연합의 네가지 정책건의를 무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지난해 12월 20일과 올 1월 15일 서산 현대오일뱅크 부두 앞과 근처 해역에서 일어난 기름유출사고로 신두리 등에 또다시 벙커C유가 밀려온 사고와 관련해 환경단체가 지적한 단일선체 여전히 사용 및 항만관리 부실, 한달 평균 만 킬로리터를 위험한 해상급유로 판매한 점에 대해서도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피해주민과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주장과 성명서 발표에도 불구하고 태안 앞바다에는 여전히 유조선의 통행이 빈번하며, 해당 정유사의 안전불감증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국토해양부의 '2011년 단일선체 운항 전면 금지' 원칙이 지켜질 지 의문이며, 5일 후면 태안원유유출사고 3년차를 맞는 태안 피해주민들은 또 다시 불안에 떨며 악몽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단일선체 유조선의 전면 운항 금지 한 달여를 앞두고 국토부가 '2011년 전면금지' 원칙이 지켜질 것이라는 기대감만 내세울 게 아니라 한달 동안이라도 입항을 강력히 통제하는 등 피해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안원유유출사고#단일선체#기름유출사고#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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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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