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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기습적으로 GM대우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부평공장 정문 아치를 점거한 GM대우 해고 비정규직들의 투쟁이 장기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500여 명이 20여 일 가까이 일부 생산 라인을 점거 농성하는 등 양적으로 투쟁한다면, GM대우 비정규직 투쟁은 끈기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인천지역연대와 GM대우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하는 시민사회 회원들은 1일 오후 6시 부평공정 정문에서 비정규직 복직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들은 문화제 후 이날 1시 집회에서 성공하지 못한 나무 널빤지를 농성자들에게 전달했다.

 

아치 농성자들은 널빤지가 올라오기 이전까지는 두 발로 아치 철조물을 딛고 12시간 이상을 서 있어야 하는 고통 속에서 투쟁을 전개했다. 문화제 후 이들은 농성자를 위해 미리 준비해간 나무 널빤지 4개장을 10m 아치 위에 있는 황호인(40), 이준삼(32)씨에게 전달했다.

 

2일 오전 11시에 다시 찾은 GM대우 부평공장 정문은 어제와 다르게 충돌 분위기는 없어 보인다. 이날 황씨와 이씨는 "널빤지가 올라와 지금은 상황이 좋다"면서 "어제 추웠지만, 널빤지가 있어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60×120cm 나무 널빤지가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널빤지가 올라감으로 이 투쟁은 장기 투쟁 모드로 전환되는 느낌"이라며, "회사 측에서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고 귀띔해줬다.

 

전국금속노동조합 GM대우 자동차 지부는 현재까지는 사측에 의한 강제 진압 등의 행위에 대해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측은 2일 오전 10시경 용역 수십 명을 투입하려고 하자, 정규직 노조는 정문으로 나와 용역 철수를 회사 측에 요구해 용역 직원들이 현재 철수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규직 노조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GM대우 측에서 강제로 이들을 끌어내릴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2일 현재까지 GM대우 사측은 이들에 대해 고소 고발을 하지 않은 상태지만, 건조물 침입 혐의 등으로 농성자를 고발할 공산이 크다. 다만 일정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찰도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지만,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GM대우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정문 아치는 장기간 점거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GM대우 비정규직 지회는 130일 동안 부평구청 4거리에서 복직을 요구하면서 CCTV 철탑 위 고공 농성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마포대교를 뛰어내리는 등의 극한 투쟁을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경찰과 사측은 두 농성자들에 공급되는 식사에 대해서는 차단하지 않고 있다. GM대우 비정규직 지회, 민주노총 인천지역 본부 등은 GM대우 부평공장 정문에서 계속적으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투쟁에 대해 GM대우 비정규직 지회 신현창 지회장은 "비정규직에 대한 원청사용자성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데, GM대우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면서 "대법원 판결대로 불법 파견을 중단하고 정규직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 지회장은 "현대차 비정규직 500여 명이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양적으로 우세한 투쟁을 하고 있다면, GM대우 비정규직은 3년 넘는 천막농성과 CCTV 철탑 점거 농성에서 보여준 끈기로 이번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회사 측과의 대화 테이블을 만들지 않고서는 투쟁을 중단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 GM대우 정문 아치 농성은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GM대우#비정규직#현대차 비정규직#GM대우 부평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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