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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옆을 따라 흐르는 샛강이 4대강 정비사업 준설공사로 '죽음의 강'이 되고 있다.

준설토 투기장 아래에 흙탕물을 막기 위해 '침사지'를 설치해 놓았지만 형식적이거나 둑이 터져 있어 흙탕물이 샛강은 물론 낙동강 본류까지 흐르고 있다. 이 같은 광경을 본 환경단체 관계자는 "참 보기에 어이없고 기가 막히는 장면"이라고 할 정도다.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는 1일 낸 자료를 통해 낙동강사업 12공구(밀양1, 김해8지구) 준설현장 주변 샛강의 흙탕물 사태를 고발했다. 이곳은 밀양시 삼랑진읍~김해시 생림면 일대로, 낙동강 옆을 따라 샛강인 '미전천'이 흐르고 있다.

낙동강사업 12공구 현장 침사지에 둑이 터져 흙탕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낙동강사업 12공구 현장 침사지에 둑이 터져 흙탕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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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사업 12공구 현장 침사지에 둑이 터져 흙탕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낙동강사업 12공구 현장 침사지에 둑이 터져 흙탕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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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사업 12공구는 경상남도가 발주했는데, 지난달 15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사업권을 회수해간 것이며, 2개 업체가 시공을 맡고 있다. 이날 낙동강사업 12공구의 침사지는 있으나마나 한 상태였다. 흙탕물이 침사지에 체류하지 않고 그대로 흘러나가고 있었던 것.

투기장에서 흙탕물이 쏟아져 나오고, 침사지에서 나온 흙탕물이 샛강을 채우고 있었으며, 샛강에는 흙탕물뿐만 아니라 온갖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낙동강경남본부는 "이날 침사지는 막힌 게 아니라 뻥 뚫려 있었고, 흙탕물이 마구 흘러내렸다"고 밝혔다.

낙동강경남본부는 이날 탁도 측정을 했는데, 샛강 하류와 오탁방지막을 설치하지 않았던 곳에서는 기준(50ntu)보다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탁도 측정 결과, 샛강 하류는 258ntu, 오탁방지막 미설치 본류는 243ntu였고, 오탁방지막 설치 본류는 45ntu였다.

낙동강사업 12공구 옆 샛강에 흙탕물과 쓰레기가 모여 있다.
 낙동강사업 12공구 옆 샛강에 흙탕물과 쓰레기가 모여 있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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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사지 하류는 측정하지 못했는데, 낙동강경남본부는 "측정해 볼 필요도 없이 높은 결과가 예측되었다"고 밝혔다. 기준이라 할 수 있는 탁도는 낙동강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 때 50ntu로 관리하기로 했던 것. 오탁방지막을 설치한 낙동강 본류만 기준 이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기준을 훨씬 위반한 것이다.

낙동강경남본부는 "샛강은 한 마디로 완전 흙탕물이었다. 엄연히 하나의 하천생태계인 미전천을 4대강 사업의 흙탕물 정화 시설의 일부로 잠식하였으며, 이로 인해 미전천은 죽음의 갈이 되어 있다"며 "중요한 지점인 샛강 본류 유입부의 탁도가 200ntu를 훨씬 초과하고 있었지만 오탁방지막을 설치하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낙동강경남본부는 "이번 사건을 통하여 정부가 경남도로부터 낙동강사업을 강제회수해간 것이 바로 이런 불법공사를 마음대로 하고 속도전 공사하는데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확신한다"며 "낙동강사업은 절대 낙동강의 생명과 수질을 개선하는 사업이 아니라 죽이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탁도 예방대책인 침사지 재정비와 샛강 하류 오탁방지막 설치, 샛강이 본류와 만나기 전에도 탁도 관리를 감독할 것"과 "이번 불법공사를 자행하여 낙동강 생태계 파괴와 수질오염을 가중시킨 감리사와 시공사를 고발조치하여 엄중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낙동강사업 12공구 옆 샛강에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낙동강사업 12공구 옆 샛강에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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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사업 12공구 시공사 관계자는 "물은 투기장에서 배수로를 통해 침사지로 가고, 침사지는 2단으로 되어 있다. 침사지에서 본류까지 1.5km 정도 떨어져 있어 크게 문제가 없다. 침사지 사이 둑이 터진 것인데 바로 복구했다"면서 "지금까지 매일 탁도 측정을 하고 있는데 본류 쪽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현장을 살펴본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침사지를 정비·개선할 필요가 있다. 평소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 흙이 쌓여 있는데 치우지도 않는 등 운영이 미흡하다. 관리를 제대로 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사업 12공구 침사지에 둑이 터진 뒤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낙동강사업 12공구 침사지에 둑이 터진 뒤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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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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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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