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독단적인 인권위 운영에 반발해 유남영, 문경란 상임위원이 임기 중 사퇴하는 등 국가인권위원회가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현병철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독단적인 인권위 운영에 반발해 유남영, 문경란 상임위원이 임기 중 사퇴하는 등 국가인권위원회가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현병철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기관의 동태를 살피고 내부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과 형사의 방문에 응하며 취임 후 3개월 가량 만남을 지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위의 한 직원은 "정보과 형사가 현 위원장 방에 들어가 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본 관계자가 다수"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작년 7월 현병철 위원장의 취임식을 저지하는 시민단체들의 투쟁이 있었을 때 위원장의 경호를 맡았던 남대문 정보과 형사가 취임식 이후에도 위원장실을 드나들며 만남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사실 부인하던 경찰 "위원장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만나"

인권위를 담당하는 남대문경찰서 정보과 형사는 처음엔 관련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2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는) 일개 경찰서의 정보관이고 위원장이야 장관급인데 그럴 리가 있냐"며 "현 위원장이 취임할 때 위원장의 옷을 찢은 여자가 있어 그 때 이를 말렸더니 이후에 (그 여자가) 그런 이야기를 떠들고 다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위 내부에 다수의 목격자가 있음을 밝히자 해명은 바뀌었다. 그는 "위원장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만난다"며 "정보관이다 보니 대립 되는 부분들을 파악해야 해서 인권위 측이나 (인권위를 반대하는) 단체 측과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그는 "독대를 해서 어떤 말을 했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며 "그러나 길게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고 말했다.

취임 후 3개월가량만 만난 것인지 묻자 "기한을 그렇게 구분하기는 곤란하다"며 "필요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전 위원장들 정보과 형사 사무실 출입 일체 허락하지 않아"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전원위원회가 열린 회의장 앞 복도에 난입해 군 동성애를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하며 항의하자 경찰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전원위원회가 열린 회의장 앞 복도에 난입해 군 동성애를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하며 항의하자 경찰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정보과 형사는 현 위원장의 비서실장과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단체 간의 대립도 있고 직원들 간 대립도 있고 하니 정보관은 인권위에 대한 양쪽 입장을 다 들어야 해서 비서실장과도 만났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인권위 내·외부에서 벌어지는 대립 상황에 대한 정보수집을 위해 현 위원장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 꾸준히 접촉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현 위원장이 조직을 정돈할 때 남대문서에서 직원들의 성향을 담은 자료를 넘겨줬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보과 형사는 "인권위 담당을 몇 년 하다 보니 전체직원들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안다"면서도 "그러나 성향까지 파악하려고는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내부 관계자는 2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위원장이 경찰청장도 아니고 정보과 형사와 독대한다는 것이 한동안 비난과 조롱거리가 됐다"며 "현 위원장 이전 위원장의 경우, 정보과 형사의 사무실 출입을 일체 허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권위 "위원장 형사 만날 만큼 한가하지 않다"

그러나 정보과 형사와의 독대에 대해 인권위 측은 "절대 만난 사실이 없다"라는 반응이다.

김용국 인권위 비서실장은 2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위원장이 형사를 만날 이유가 없다. 그럴 만큼 위원장이 한가하지 않다"며 "위원장은 정보과 형사와 말을 나눈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서실장과 만나거나 대화를 한 적이 있냐고 묻자 "인권위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하거나 '어떻게 지내냐'는 정도의 간단한 대화만 나눴을 뿐"이라며 "전화 통화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김 비서실장은 "정보과 형사가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태그:#인권위, #현병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