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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가 지난 15일부터 지자체와 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가 23일 시의원이 요구한 언론사 지원관련 자료제출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적법한 권한에 따라 요구한 자료를 제출거부하는 것은 울산시민에 대한 모욕이며 법에 보장된 의회 감사기능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천병태 의원(민주노동당)은 23일 소관부처인 공보관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언론사에 집행된 민간경상보조 세부내역에 대해 서면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피감사기관인 공보관실은 이를 거부했다.

 

울산시의 올해 시정종합홍보료는 26억 원에 달하며 시민단체는 다른 부문의 홍보 및 언론관련 예산을 더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울산시가 내년 더 많은 언론홍보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감시기능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울산시민연대는 23일 성명을 내고 "행감이 단체장이 시행한 사업과 정책에 대한 평가의 자리이고, 행감을 통해 예산 집행 및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임을 비춰볼 때 공보관실의 자료제출 거부는 행감의 근본취지를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의원이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다면, 시민이 부여하고 우리나라의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울산시민연대는 "오늘 일은 시민이 합법적으로 선출한 의원이 법적인 권한을 이용해 행사하는 권한을 시청이 나서 방해한 것"이라며 "특히 언론사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이는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은 막강한 대중전달력을 가져 제4의 권력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언론사가 유력한 광고주이기도 한 단체장과의 부적절한 협력관계로 인해 종종 비판을 받기도 한다"며 지자체와 언론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시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단체장은 막대한 홍보비를 이용해 언론사의 비판과 감시의 눈길을 완화시키려고도 하고, 역으로 일부 언론사도 이러한 부적절한 관계에 협력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번 일은 단체장과 일부 언론사에 의해 만들어진 이런 잘못을 오히려 두둔하고, 관계를 심화시키려고 한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게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민연대는 "자료제출 거부는 사실에 대한 전달과 권력에 대한 감시를 그 존재 이유로 하는 언론으로서도 모욕스러운 일"이라며 "언론의 감시 대상이 되어야 할 행정권력이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언론을 마치 비호를 받는 듯한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 울산시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울산시는 자료제출 거부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고, 의원 및 언론사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의회도 행감장에서 자료제출을 거부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제5대 의회의 첫 행감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시민이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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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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