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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어가는 듯했던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갈등의 상처가 다시 터졌다. 친박 진영의 서병수 최고위원은 22일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인 윤진식 의원을 최고위원에 지명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당무 거부를 선언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의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지난 7월 전당대회 뒤 아직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자리 중 1자리에 윤진식 의원(충북 충주)을 임명하는 의결안이었다.

 

서 최고위원은 "안상수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1명을) '충청권의 친박인사'로 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친박계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강창희·김학원 전 의원, 이완구 전 도지사 등을 추천했는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윤진식 의원을 임명하겠다는 것"이라고 그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안상수 대표를 포함해 모든 후보들이 6·2지방선거의 패배를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으로 받아들이고 위기 극복을 위한 당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친이-친박 간 갈등을 없애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이 안에 대해 나는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경제관료로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인품과 전문적인 역량은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윤 의원의) 역할은 따로 있다고 판단한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친박 진영 공감하고, 박 전 대표도 알고 있는 문제"

 

서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화합과 소통의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들과 한 약속은 팽개친 것인지, 강창희·김학원 전 의원과 이완구 전 도지사는 왜 안 되는지 설명해야 한다"며 "직전까지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을 한 사람을 당의 최고위원으로 하겠다는 것은 국민들이 볼 때 청와대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당이 거수기 노릇을 하려는 것이냐"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납득할 만한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지금부터 최고위원으로서 당무를 거부한다"며 안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의 만류를 뿌리치고 회의장을 나왔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 안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윤진식 의원을 임명하는 안을 상정하지 않고 보류했다. 서 최고위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친박 진영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불을 끄지도, 불을 지르지도 않은 채 불씨만 살려 놓은 셈이다.  

 

친박 진영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문제를 사뭇 심각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안 대표측에서 '충남 지역의 친박 인사를 추천하라'고 했다가 추천된 인사들의 임명을 미루고, 갑자기 '호남 지역의 친박 인사를 추천하라'고 입장을 바꾼 것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최고위원은 '친박 진영이 같이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들 공감하고 있다"며 "박 전 대표도 알고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태그:#서병수, #지명직 최고위원,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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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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