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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도 지키고 김두관도 지키자."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때 한 시민이 들고 나온 손피켓 내용이다. 국토해양부가 경상남도의 '4대강(낙동강)사업권'을 회수해 갈등을 빚고 있는 속에,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과 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가 뭉쳐 '사업권 회수 철회'를 촉구했다.

 

야4당과 경남본부는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낙동강사업 강제회수 철회와 이명박정부 규탄 경남도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권영길․강기갑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또 백두현(민주당)․이병하(민주노동당)․허윤영(진보신당)․이봉수(국민참여당) 경남도당위원장과 손석형․석영철․이천기․이종엽 경남도의원, 정영주․문순규 창원시의원 등 500여명이 참석해 촛불을 들었다.

 

집회는 이날 오후 6시 문화공연부터 시작되었다. 노래패 '맥박'이 무대에 올랐으며, 지역 가수 김산씨는 "얼마 전 창원 창동에서 공연하면서 4대강사업 반대를 내걸었다. 기금 50만5000원이 모아졌는데 4대강반대 운동단체에 기부했다"고 말한 뒤 노래 "그대로 흐르게 하라"를 불렀다.

 

이날 집회에는 남해, 진주, 밀양(하남), 합천(덕곡), 김해지역 주민들도 참석했다.

 

"국민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

 

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박창균 공동대표(신부)는 대회사를 통해 "우리가 피땀으로 쌓아올린 민주주의와 지방자치가 무너지고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만한 곳이 없다. 합천 골짜기에 사는 어르신들이 왜 이곳까지 와서 길거리에 앉아 있어야 하느냐. 지금 온 국민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 지금은 국민을 다스리는 정권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 정당 대표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정부가 낙동강사업을 회수한 이유는 하나다. 낙동강대운하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70% 넘는 국민이 반대하는데도 대운하를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4대강사업은 복지예산을 빨아들이고, 문화재와 역사를 말살하며, 비리․불법․편법․의혹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길 의원은 "이것은 국가권력의 폭력이며 야만적인 행위다. 이명박정권은 폭력정권이다.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경남도민의 자존심을 짓밟았고, 모든 국민의 염원을 짓밟았다"면서 "폭력정권을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정부는 경남도와 충남도의 타당한 제안을 근거도 없이 거부했다. 4대강사업을 계속하면 그 주역들은 천벌을 받을 것이다. 아름다운 국토는 돌이킬 수 없는 콘크리트 흉물이 될 것이다. 다음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4대강사업은 없어지거나 축소․변경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승수 대표는 "정부는 4대강사업을 하면서 낙동강을 파괴하고, 초법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면서 "네덜란드도 둑과 보를 만들었다가 지금은 물길을 트고 습지를 만들고 있다. 어리섞은 대통령을 모셔야 하는 국민이 안타깝다. 이명박정권은 임기가 끝나더라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파업 현장에 갔다가 늦게 도착한 이정희 대표는 "현대차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을 느꼈다. 4대강사업도 우리가 함께 하면 반드시 막아낼 수 있다. 서울에 올라가서 온 국민과 함께 4대강사업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피해주민 "우리는 꼼짝하지 않을 것"

 

피해지역 주민들도 단상에 올랐다. 김해상동매리피해지역주민대책위 정순옥 위원장은 "눈물이 난다. 지금이 80년대 시대 같다. 상동매리지역은 아직 착공을 하지 않았고, 보상도 60~70%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부에서 땅을 회수한다고 한다. 우리는 꼼짝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며칠 전 어느 언론사에서 취재하러 나왔는데, 마을이장 2명을 잡고 인터뷰를 하고 있더라. 다가가서 물어보니 경남지사가 주민들의 뜻과 다르게 하고 있어 취재하러 왔다고 했다. 그 말을 듣던 한 할머니는 '이명박이 시켜서 취재하러 왔냐'며 호통을 쳤다"면서 "4대강사업 찬성한다고 취재하면 카메라를 박살낼 것이라고 했다. 1시간 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갔다. 끝까지 상동매리지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보피해주민대책위 전정휘 사무국장은 "야4당 대표들에게 호소한다. 우리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간담회를 가져 달라"며 큰절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합천보가 되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것이다. 농민들은 경운기와 트랙트로 4대강사업을 막고 그래도 안되면 몸으로라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하천경작자피해주민대책위 하원오 위원장은 "얼마 전 채솟값이 폭등했는데 둔치 농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밀양 하남지역 둔치에는 500여 명이 농사를 지어왔는데 손실보상도 없이 땅을 빼앗겼다. 그 땅은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의 땅이다"고 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경남에서 낙동강사업권을 회수해 갔는데, 그것은 민주노총에 대한 선전포고다"면서 "오는 29일 서울광장에서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진영, 노동계가 함께 하는 4대강사업 반대 집회를 열고 그래도 중단하지 않으면 12월 18일 창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태그:#4대강사업, #낙동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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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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