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16일 "국가인권위원장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소임을 변함없이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인권위원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해명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위원회 업무를 수행하면서 오로지 인권이라는 기준을 토대로 흔들림 없이 업무를 추진하겠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 1일 유남영·문경란 두 상임위원의 사퇴 이후 10일에는 조국 비상임위원이, 15일에는 전문·자문·상담위원 61명이 집단 사퇴하는 등 현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나온 첫 공식 입장이다. 

 

현병철 "저에게 부여된 소임 변함없이 충실히 수행하겠다"

 

'최근 논란과 관련한 국가인권위원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해명자료에서 현 위원장은 "최근 우리 위원회 인권위원 세 분이 임기 만료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점에서 사임한 데 대한 논란 등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하면서도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인권위원들의 사퇴가) 정치 쟁점화되고, (이로 인해 인권위에 대한) 불신감이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그간 묵묵히 사태의 진정을 기다렸으나 각종 성명, 논평이나 보도가 사실과 너무 다른 양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현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어서 현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의 독립성이 외부의 일방적 비난으로 인해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사회적으로 지난한 문제에 대해 의원회에 급박한 결정을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는다고 하여 압박하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인권위의 결정과 관련된 비판에도 날을 세웠다.

 

또한 "위원회의 독립성은 정부뿐만 어떠한 외부의 힘으로부터도 독립되어야 중요한 인권문제에 대한 위원회 의사결정이 진지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인권위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현 위원장은 "저는 지난해 7월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인권위의) 이 같은 독립기구로서의 위상과 함께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국가기관으로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한 치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간 저의 일부 발언에 대한 논란은 정확한 사실 또는 전후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오해에서 비롯되었거나 왜곡되어 그 진상을 소상히 알려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며 ▲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훼손 주장 ▲ 인권위 현안에 침묵하고 있다는 주장 ▲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 무력화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상임위 권한 축소 논란을 빚으며 유남영·문경란 두 상임위원 사퇴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인권위 운영규칙 개정안'에 대해 현 위원장은 "이는 비상임위원이 3명이 제출한 안건으로 국가인권위원장은 이를 거부할 권한이 없다"며 "제출된 안건은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여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며, 규칙 개정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유남영 전 상임위원은 사퇴 당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상임위의 결정 중에는 (현 위원장 편에 선) 비상임위원들을 불편하게 하는 정보통신심의 등의 결정들이 있었다"며 "(개정안은) 이러한 불편한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위원장에게 권한을 더 주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현 위원장의 해명자료에 대해 배여진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는 "여전히 이번 사태의 핵심이 뭔지 모르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결국 본인에게는 책임은 하나도 없고 외부사람들이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해명자료의 내용에 대해서도 배씨는 "이미 국감에서 다 들었던 내용으로 새로울 게 없다, 국감 속기록을 정리한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왜 해명자료를 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공개' 직원의견 수렴 논란도..."정말 직원들 의견 듣고 싶으신가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에서는 손심길 사무총장이 각 과별로 공개적인 직원 의견 수렴을 지시해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한 직원은 내부게시판에 올린 '손심길 사무총장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과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위원장 퇴진 여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설사 일부 용기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고 하더라도 과장이 그 의견을 그대로 보고할 수 있을까요?"라며 내부 의견 수렴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직원은 또한 "위원장님과 총장님은 한 배를 타고 계신 분이다, 총장님께서 현 시점에 직원들에게 터놓고 이야기해 보라고 요구하기에는 그간에 쌓아온 신뢰가 충분치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현 위원장은 인권위 내부인사인 손심길 기획조정관을 이례적으로 사무총장으로 승진 시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이런 상황에서 관리자 지시 하의 직원의견 수렴이라... 정말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싶으신 건가요? 이 정도면 중학교 아이도 웃을 일"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태그:#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 #인권위원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