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서부경찰서는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오물을 투척했던 정아무개(62, 경북 경산)씨에 대해 '재물손괴'와 '사체 오욕'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경찰은 14일 오후 현장에서 전경대원에게 체포된 정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해서부경찰서는 15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공범이나 배후 여부에 대해, 경찰은 "현재까지 조사로는 단독 범행이며 배후가 없다고 한다"면서 "공범과 배후 여부는 계속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아무개씨는 14일 오후 1시 9분 고 노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참배를 하는 척하다 플라스틱통에 든 오물(인분)을 종이 가방 속에서 꺼내 묘소 너럭바위 앞쪽에다 투척해 2시간가량 묘소 참배를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대구에서 식당과 쌀가게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1월 경산으로 이사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1주일치 인분을 담아와 투척한 뒤 봉하마을 측은 이날 오후 곧바로 세척작업을 벌여 참배객들을 맞았다.

민주당 경남도당 "세계적으로도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일"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백두현)은 15일 낸 성명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이 세상을 쓸쓸히 떠나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오물이 투척되는, 비통하고도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번 오물 투척사건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수천만 국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은 것이며 G20이 끝나자마자 벌어진 세계적으로도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보수단체들이 방화를 일삼고 이것도 모자라 고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인분을 뿌린 사건은 우리시대 수구세력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준 사건들이다. 수십 년간 반공이데올로기에 철저히 사육, 세뇌된 좀비들이 여전히 미쳐 날뛰고 있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전직 대통령에게 수모를 가하고 죽음으로 내몬 정권과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벌인 한판의 지저분한 인분 투척사건은 우리가 왜 바뀌어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 살아있다는 것을 한없이 부끄럽게 만드는 만행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제 정부와 사법당국은 또다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의 배후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히고 이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고 노 전 대통령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