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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강행된 현대차 시트공장 내 하청업체인 동성기업의 폐업에 맞서는 과정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자 10여 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 실려가고 5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최루액을 발사했고 노조는 전격 파업을 단행했다.

 

현대차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12일 파업을 가결하고 15일 2000여 명의 조합원에게 잔업 거부 결정만을 내렸지만 이날 오전 조합원들의 부상, 연행이 있자 오후 1시 전격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승용차 1공장 2라인과 2공장 22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됐고 1공장 1라인은 가동이 부분 중단됐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물론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책위는 15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집회를 열고 폭력에 항의하는 등 경찰과 대치중에 있다.

 

하청업체 폐업 강행이 도화선

 

현대차 울산공장의 인근인 북구 효문동에 자리 잡은 현대차 시트공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섞여 일하는 곳이다. 

 

대법원과 고법이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판결을 잇달아 내린 가운데서에도 현대차는 15일부로 시트공장 내 하청업체인 동성기업을 계약해지 했다. 동성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5일 새벽 5시 30분부터 공장안에서 농성을 벌이면서 회사측 관리자들과 대치했다.

 

이어 오전 6시 30분쯤 동성기업 노동자 30여 명이 사측 관리자와 용역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폭행당하고 밖으로 끌려 나와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경찰차량에 실려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동성기업 노동자 5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하고 2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앞서 회사측은 15일 시트공장에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집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 지난 12일 정문에 자바라(알루미늄으로 된 개폐식 문) 공사를 했다. 대신 납품물량 운반을 위해서 공장 담벼락을 허물고 다른 쪽에 출입문을 냈다.

 

경찰의 최루액 발사는 이 새로운 문에서 있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의 간부 등 노동자 300여 명은 동성기업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곳으로 집결했고 경찰차량 14대를 비롯한 여러대의 각종 차량이 이들의 출입을 봉쇄했다. 대치중이던 오전 8시 30분쯤 납품 차량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경찰이 취루액을 발사했다.과정에서도 노동자 5명이 다치고 총5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후 비정규직노조 간부 등은 500m 떨어진 시트2공장으로 거리행진을 벌여 경찰과 대치하다 다시 울산공장 정문 앞으로 집결했다. 민주노총과 대책위는 오후 2시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과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이창규 국장은 15일 오후 "법원의 판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청업체를 폐업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만행"이라며 "현대차는 이에 항의하는 비정규노동자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고 밝혔다.

 

그는 "오전 6시 30분경 관리자와 용역깡패들이 소화기를 뿌리는 등 갖은 폭력을 휘둘렀다"며 "일하겠다는 시트공장 비정규직들을 용역과 관리자들이 무참히 짓밟고 경찰은 이를 수수방관하며 지켜보다 심지어 끌려오자마자 연행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성명을 내고 "현대자동차가 동성기업 하청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끝내 거부하고, 공권력을 동원한 무자비한 탄압에 나서고 있다"며 "수십 명의 노동자가 부상당하고 경찰에 연행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자동차는 스스로 제기한 위헌법률제정신청이 기각되고, 법원의 하청노동자의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된 만큼 이를 인정하고 하청노동자와의 교섭에 즉각 나서야 한다"며 "하지만 오히려 사내하청을 폐업하고 노동자를 물리력을 동원해 탄압하고 있다"며 탄압 중단과 즉각 교섭을 촉구했다.

 

진보신당 울산시당도 성명을 내고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계속된다면 진보신당은 전 당력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노동자 파업을 강경진압하는 등 탄압에 나설 것이 아니라 고용과 인권보장을 약속하고 자동차 전문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해, 노사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도 15일 오후 5시 반부터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규탄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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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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