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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명박 대통령이 G20 서울정상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된 것을 놓고 코엑스 프레스센터에서 잠시 소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 9시 40분경 G20 정상회의장 내부 모습이 코엑스 청와대 기자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방송된 것이 사태의 발단이었는데, TV모니터에는 각국 정상들이 회의에 앞서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비쳤다.

 

회의가 당초 예정시간인 9시를 훌쩍 넘어 시작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의장 자격으로 "Would you please sit down?", "Please be seated"라며 G20 정상들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했지만, 어수선한 회의장 분위기를 정리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은 이 대통령의 말을 못 알아들었는지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청와대 일부 출입기자들도 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영어를 쓰는 모습에 실소를 터뜨렸다.

 

현장 스태프가 뒤늦게 대통령을 대신해서 영어로 자리 정돈을 부탁한 후에야 정상들은 각자의 자리를 찾아갔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G20회의 의장이 자리정돈처럼 사소한 일까지 챙기도록 했어야 하냐?"며 의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시작한 뒤에는 방송 모니터가 아예 중단됐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G20 회의는 리더스 온리 세션(참가국 정상들만 볼 수 있는 회의)"이라며 "이 내용이 회의장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말했다.

 

G20 실무협상에 참여한 셰르파(각국의 교섭대표 또는 정상 대리인)와 각료들이 정상회의 진행상황을 모니터할 수 있도록 코엑스 일부 지역에 방송을 내보냈는데, 이번처럼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국제적인 관례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홍 수석은 "잠시 소란 피워서 미안하다. 내부에서 조정이 잘 안된 것 같다"며 "대통령이 회의에서 한 발언은 기사화를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한바탕 소동을 치른 G20 준비위원회는 이후 현장음을 제거한 화면을 프레스센터에 제공했다. 

 

홍 수석은 G20회의의 하이라이트가 될 서울선언의 내용에 대해서는 "여러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 비해 진전된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도 1세션 모두발언에서 "각국의 셰르파와 재무차관들이 새벽까지 잠 못 자고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줬다.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막바지 절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오후 4시 내외신 기자회견을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태그:#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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