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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내년도 친환경 무상급식예산 편성을 두고 민주노동당 울산시당과 박맹우 울산시장이 전쟁에 돌입했다.

 

울산시가 구군에 통보한 내년도 시비 보조사업 예산 중 급식지원예산이 올해 4억에서 7억으로 3억원 증액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7명의 시의원을 중심으로 전당적 전면전을 선언한 것. 

 

6.2지방선거 약진 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친환경 무상급식을 최대 당론으로 정하고 이를 관철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단계적 무상급식을 전제로 전체 초등학교 친환경 급식지원과 소규모 학교 무상급식 시범실시를 요구하면서 필요예산 106억 중 울산시 부담 56억을 요구했었다.

 

민노당의 이같은 당론 외 3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도 예산 증액을 위한 울산시장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울산시의 내년도 친환경 무상급식예산이 3억원 증액한 것이 알려지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 울산 민노당 친환경무상급식본부장인 이은영 울산시의원은 11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민노당 울산시당 전면전 선언

 

울산시와 박맹우 울산시장의 친환경무상급식 관련 정책의지는 확고한 듯하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지난 10일 한나라당 중앙당 회의에 참석해서 한 발언이 이를 잘 나타내 준다. 박시장은 이 자리서 "무상급식 요구 때문에 예산편성도 어렵고 실제 필요한 일도 하지 못한다"고 당 중진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울산민노당은 "2조2000억의 울산시 예산 중에 올해 고작 7억을 배정해놓고도 무상급식 때문에 모든 사업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태도"라고 맹비난 했다. 

 

충북은 내년에 740억 원을 들여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등 전국 9개 시도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추진되고 있는데,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 울산민노당의 입장이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9월 6일에도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한 주간업무보고회에서 "세입 예산은 부족한 상황인데 저마다 서명을 해 민원을 제출하고 있다"며 "심지어 시위까지 하는 등 예산수요 폭증으로 예산 대란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박 시장이 이날 "(친환경무상급식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정말 포퓰리즘의 극치가 아닌가 할 정도로 공짜 바이러스가 횡행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울산민노당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여론조사, 67.1% 친환경무상급식 찬성

 

울산 민노당 시의원과 김창현 시당위원장은 11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맹우 시장이 친환경 무상급식 단계적 실현에 필요한 예산을 반영한 수정예산을 편성할 것"과 "울산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 시민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친환경 무상급식은 자라는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국민에 대한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고 농촌을 살리는 1석 3조의 정책이며 이미 6.2 지방선거에서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정책이었다"며 "박맹우 시장이 시민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경남은 2014년까지 도내 초중학교 전체 친환경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하고 해마다 2387억 원을 마련키로 하고, 충북은 내년 740억 원을 들여 초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이미 9개 시도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추진을 결정하고 세부적인 시행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시의 학교급식지원비는 전국 최저수준으로, 올해 울산시 국정감사(10월 19일)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울산시가 친환경무상급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질타가 이어졌다"며 "하지만 울산시는 친환경무상급식 확대를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내년 당초예산에 올해보다 단 3억이 늘어난 학교급식예산을 편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은영 의원은 "지난 시정질의 답변에서도 '무상급식은 교육청 소관이다' '친환경무상급식을 추진하는 지자체는 재정형편이 아주 좋거나 대중인기 영합정책의 결과'라며 다른 지자체를 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한 것처럼 호도했다"며 "어제(1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 중진의원 시도지사 연석회의에 참가해서도 '교육청에서 무상급식을 밀어붙여 예산 편성도 어렵고 실제 필요한 일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2조200억의 내년예산 중에 단 7억을 편성해놓고 급식비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최근 있었던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울산시가 미온적이라면 시의회가 우선 토론을 하자고 제안을 했지만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이런 토론제안조차 거부했다"며 "울산시민 67%가 요구하는 정책에 대해 토론조차 하지 않는 시의회는 시민의 대표기관의 역할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의회의 꽃이라고 하는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를 앞두고 고민이 많았지만 울산시의 일방적 독선행정을 더 이상 두고 볼수 없으며 울산이 친환경무상급식 전국 꼴지라는 오명을 시민의 대표로서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었다"며 무기한 단식농성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울산지역 여론조사기관 <태화리서치>가 울산지역 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4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울산 시민중 67.1%(적극찬성 34.3%, 대체로찬성 32.8%)가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울산시민 56.3%는 '울산에도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화번호 DB 무작위추출 ARS 조사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 ± 4.57%(응답율 2.5%)다.

 

한편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11일 논평을 내고 "주민들의 무상급식 요구는 높아져 가고 있지만 박맹우 시장은 무상급식 예산편성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며 "이는 시장의 성장일변도 시정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진보신당은 중점적으로 울산시정의 일자리와 복지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올바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견제와 감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친환경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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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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