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꼬리 찰싹거리는 우이산 중턱저수지에 새벽 안개 고입니다.뒤돌아 물 속에 잠긴오래된 집 한 채를 바라보는 일은슬픔 반 눈물 반입니다.아침 해는 옥녀봉 정수리에서 솟구치는데신작로의 줄지어 서 있는산벚나무가지에 와서풍경처럼 매달리는, 금빛 물고기들은 격렬하게 허공의 바닥을 치며 몸을 뒤집습니다.하얗게 지워진 물길을 더듬어 올라가는어린 피라미떼의 발자국 소리는, 그저 즐겁습니다.이 물 밖에서 저 물 속으로 들어가는고요한 입술 같은 마을의 입구는 그저 적멸처럼 고요합니다.어젯밤 묵을 찍어 한 획으로 그은대숲의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들이다시 금빛 물고기로 파들파들 매달릴 때까지한번 가버린 그대는 언제 돌아올까요.이끼가 파랗게 떠도는 늙은 기억 속으로저무는 저녁 달은 너무 빨리 찾아오고녹슨 풀의 옷을 빌려 입고온 종일 무덤 몇 채 떠다니는, 물 속의 마을, 연무리 가는 길은 정말 아무도 그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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