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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발족한 충남기계공고대전동문회에서 "가을단풍산행을 한다"고 연락이 왔다. 발족한 후 처음으로 갖는 야외행사(?)인데 "못 간다"고 차마 할 수 없었다. 다른 볼일(지인여혼결혼식, 산행)이 있었지만, 연일 제쳐두고 참석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내장산이다. 6일(토요일) 아침 6시40분에 '시민회관'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고등학교를 1972년도에 졸업하였으니까 38년 만에 고등학교동문들과 함께하는 산행행사다. 그래선지 당일 새벽 5시 40분에 눈을 떴다. 평상시보다 1시간여를 빨리 기상한 것이다. 준비라고 할 것도 없지만 5시간 코스라고 하니 "혹 빠진 것 없나?"이리저리 살펴보고 집을 나선 게 5시 50분경이다. 김밥 두 줄 사고 약속장소에 간 시간이 6시20분. 무슨 약속이건 약속시간보다 항상 빨리 도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생활하고 있지만, 너무 빠르다싶어 20분을 보내기위해 지하철서대전서거리화장실에 다녀왔다. 다시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후배동문들이 반갑게 맞는다.

 

출발하고 보니 내가 가장 높은 기수다.  20년 이상 후배도 함께하는 자리다.

 

이날 백양사단풍을 보려는 행락객들은 엄청 많았다. 제14회 장성백양단풍축제(11월5일-6일)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수십만 인파가 몰린 듯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백양사(白羊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로 632년(백제 무왕 33)창건됐다. 백양사단풍은 다른 단풍과 달리 잎이 작고 색이 고운 애기단풍(당단풍)으로 유명하다. 백양사 뒤에 보이는 '백학봉'과 애기단풍과의 조화가 아름답다.

 

어린애마냥 이리보고 저리 보며 또 여기저기 참견하며 백양사를 관람하고 내려와 도토리묵과 파전 그리고 막걸리에 흠뻑 취했다.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후배들이 맘 편히 하루를 보내게 하는 것도 선배의 책무다. 결국 그날 밤, 책무에 충실했던(?)나는 시집간 후 처음 사위와 함께 온 딸과 마주한 술상자리에서 졸아야 했다. 

덧붙이는 글 | 뉴스타운과 제이비에스에도 게재됩니다. 


#백양사단풍#백학봉 #애기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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