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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오전 11시 울산종하체육관에서 열린 '울산보도연맹' 희생자 합동위령제 에서유가족들이 참배하고 있다
 11월 4일 오전 11시 울산종하체육관에서 열린 '울산보도연맹' 희생자 합동위령제 에서유가족들이 참배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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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50년 울산에서 보도연맹원 수백 명이 군과 경찰에 집단 총살 당한 '울산보도연맹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 및 추모식이 4일 오전 11시 울산종하체육관에서 있었다.

울산보도연맹 사건은 지난 1949년 이승만 정부가 좌익 관련자를 전향시키고 통제하기 위해 국민보도연맹을 조직시킨 후 이듬해 6·25전쟁이 일어나자 이들이 북에 동조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집단 학살한 사건으로 울산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그동안 유족들은 진실규명을 꾸준히 요구해 왔고, 지난 2006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진상조사를 시작, 2007년 처음으로 울산보도연맹이 군경에 의해 학살을 당한 진실규명을 했다.

이어 2009년 2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피해유족에게 200여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며 첫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제8민사부는 2009년 8월 18일 유족들이 청구한 배상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지났으므로 유족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 현재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1심 재판부가 판결한 배상 인정액은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정신적 손해배상에다 사망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자도 포함됐다. 학계에서는 전국에 최대 20만 명의 보도연맹 희생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앞으로 보도연맹 유족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울산보도연맹 희생자들에게 묵념하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울산보도연맹 희생자들에게 묵념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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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전 이루어졌어야 할 진상규명 이제야"

추모식에는 울산보도연맹희생자유족회(회장 김정호) 대표들과 박맹우 울산광역시장, 박순환 시의회 의장, 유족회 대표, 시민 등 약400여 명이 참석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추모사에서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긴 세월 가슴을 치며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드린다"며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시대의 아픔"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사로 남기기에는 우리가 건너야 할 한의 골짜기가 너무 깊다"며 "반세기 전에이루어졌어야 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제야 이루어졌을 뿐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고 가야할 길도 멀지만 늦었다고 서두르기보다 하나하나 제자리에 돌려놓으면서 용서와 화해의 새로운 미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조사를 시작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 위원회'가 2007년 11월 27일 울산보도연맹 민간인 희생사건 진실규명 결과를 발표하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추모제는 진실규명 후 3번째로 열린 것이다.

당시 진실화해위원회는 "1950년 8월 군경에 의해 울산지역 보도연맹원 등 예비검속자 407명이 10여 차례에 걸쳐 울산 온양면 운화리 대운산 골짜기와 청량면 삼정리 반정고개에서집단 총살된 사건"이라며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또 이들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 외 총 희생자 규모는 최소 87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진실화해위는 2007년 희생자 명단 407명을 확정한 후 2008년 1월에는 울산보도연맹 사건에 대한 국가의 공식사과와 위령사업, 유가족에 대한 원호사업 지원, 호적 정정 등을 통한 명예회복 등을 결정했다.

이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를 한달 앞둔 지난 2008년 1월 24일 오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58년 전 국민보도연맹사건은 우리 현대사의 커다란 비극"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경계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대표해 당시 국가 권력이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무고하게 희생 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 원수로 첫 공식사과를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보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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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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