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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계획은 현재 추진 중인 지방자치단체의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계획 중 의료원당 예산 지원도 가장 많고, 가장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의료원(진주-마산)의 간호인력 충원에 관한 대책이 부재하기에, 추가 예산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도 간호인력 충원과 간병인 추가배치가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나영명 보건의료노동조합 정책실장이 "경남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제안"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경남보호자없는병원연석회의와 민주노동당 강성훈 경남도의원은 27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상남도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데, 나 정책실장은 먼저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호자 없는 병원'은 충분한 간호인력 확보와 간병서비스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통해 질 좋은 의료(간호)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환자의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김두관 경상남도 지사는 이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경남지역 관련 단체들은 연석회의를 꾸려 활동하고 있다.

 

경남도는 우선 예산 12억원을 지원해 내년부터 진주-마산의료원에서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충남과 인천, 강원, 충북 등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나영명 정책실장은 "선진국 등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간호사가 많을수록 환자 치료효과와 만족도가 높고 치료비도 절감된다"면서 "우리나라 병원은 인구 100만명당 CT 세계 1위, 쇄석기 세계 1위, 유방촬영장비 세계 4위, MRI 세계 8위 등 고가장비 보유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간호사 인력은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수가 OECD 국가 19개국 중 최하위일 정도로 후진국 수준으로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1/3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연방정부 연구사례에 의하면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수는 4명이다"며 "우리나라는 보건의료노조 조사 결과, 낮 근무자는 10~37명, 밤 근무자는 최고 42명까지 담당하고 있다. 심지어 중소병원 중에는 밤 간호사 1명이 70명의 환자가 있는 1개 병동을 담당하고 있어 환자 치료기관이라기보다 보호소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간호인력 부족은 환자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간다는 것. 나영명 정책실장은 "병원 인력 부족으로 가족이 환자 간병을 하거나 환자 개인이 알선한 간병인을 이용하고 있다. 개인 간병인을 이용하는 경우 간병비가 병원비보다 더 많을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나 실장은 간병서비스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령화 사회, ▲만성질환 증가, ▲1인 또는 2인 가구 증가, ▲가족 기능 축소, ▲여성의 사회참여 증가 등으로 환자 간병을 더 이상 개인에게 맡길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 나 정책실장은 "간호인력 확충으로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기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나 실장은 '보호자 없는 병원'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 사업은 참여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시범사업이 종료된 후 중단되었다"면서 "간병서비스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단체장 후보 9명과 '공약협약'을 맺었는데, 협약체결 후보 중 4명이 당선했다. 경남도는 내년에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며, 인천(인천의료원)은 예산 2억8000만원, 충북(청주-충주의료원)은 예산 5억원을 내년에 지원할 예정이다. 충남과 강원도 추진 중이다.

 

경남, 진주-마산의료원에서 내년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실시

 

경남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석회의는 18개 시군구에 21개 거점병원을 지정, 병원당 4개 병실(총 24병상)에 간병인을 근무조당 1명씩 배치해 운영할 것을 제시했으나 현재는 예산 부족과 법적 근거 미비로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인수위'도 이 사업을 검토했는데, 마산-진주의료원과 거창-통영적십자병원의 4개 거점공공병원을 시행대상으로 할 경우 총 39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보았다.

 

경남도는 내년부터 마산의료원(6억3000만원)과 진주의료원(5억7000만원)에서 이 제도를 실시하기 위해 예산안을 마련해 놓았고, 도의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마산의료원은 5병실 30병상에 간호사 1명과 간병인 29명, 진주의료원은 4병실 20병상에 간호사 1명과 관리직 1명, 간병인 24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나영명 정책실장은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은 단지 간병 서비스만 제공하자는 것이 아니라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선진국과 같이 간호사 인력으로 환자의 간병까지 해결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간호인력 공급과 건강보험 재정부담 등을 고려해 간호인력을 1등급 수준으로 충원하되, 추가인력에 대한 간병인을 배치해 환자간병에 필요한 보조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간병인에 대해, 나 정책실장은 "마산-진주의료원의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에 지역자활센터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며, 참여기관의 협력이 필요하고, 의료원사용자-노동조합-간병기관의 협의체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부산대양산병원과 서울한양대병원은 '사회적 일자리' 예산를 활용해 공동간병실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경남에서는 사회적 일자리 예산을 활용해 민간병원이 보호자 없는 병실 운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나영명 정책실장은 "경남도는 연도별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확대 계획을 마련하여 김두관 지사 임기말(2014년)까지 공약협약처럼 경남도 내 모든 시군구에서 거점병원을 지정해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안외택 경남보호자없는병원연석회의 공동대표와 강성훈 도의원의 인사말에 이어, 나 정책실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조현둘 경남도 보건행정과장, 박신숙 마산의료원 간호과장, 조미영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장, 박지혜 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 간병사업단 담당자, 주민 이성임(마산)씨 등이 토론을 벌인다.


태그:#보호자없는병원, #보건의료노조, #김두관 지사, #진주의료원, #마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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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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