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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지난 2001년 무선인터넷서비스 '네이트'를 오픈하고 500만 개나 되는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앱)을 만들어왔음에도 글로벌화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조차도 확산되지 못한 이유는 바로 '확장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최근 사내외에서 한 발언에는 지난 10년 폐쇄적인 시장 안에서 소모적 마케팅 경쟁에 매몰돼 모바일 콘텐츠 기술 발달을 가로막아온 국내 이통사들의 때늦은 반성이 담겨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 애플, 구글 등은 상당 기간 성과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신들의 일정에 따라 꾸준히 추진하여 결국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고 그 결과 오늘날 iOS, 안드로이드 같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앞세워 우리 안방까지 차지했다는 얘기다.

 

"모바일 콘텐츠 뒤진 건 확장성-개방성 부족 탓"

 

25일 오전 서울대 상생혁신센터 개소식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만원 사장은 이미 2000년부터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준비해놓고도 구글, 애플 등에 뒤처진 이유가 '확장성'과 '개방성' 부족임을 인정했다.

 

SK텔레콤이 이날 구글, 애플에 맞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며 '7대 조기 육성 서비스 플랫폼 군'을 공개한 것도 지금이라도 '폐쇄성'을 벗겠다는 상징적 제스처다.

 

정 사장은 "T맵, T스토어, SMS 등 SK텔레콤의 경쟁력 있는 서비스에 '확장성'과 '개방성'이라는 불씨를 놓아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겠다"면서 "서비스 플랫폼 육성을 위해 3년간 총 1조 원을 투자하고, 미국, 중국,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7대 서비스 플랫폼에는 위치기반서비스(T맵), 커머스(모바일 지불), SMS(네이트온), 콘텐츠 유통(멜론, T스토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싸이월드), B2B(스마트오피스), 범용 플랫폼(모바일 광고 등) 등 SKT의 대표 서비스들이 망라돼 있다.

 

 

"T맵 이용해 모바일 앱 만들어 달라"... 앱 개발자 지원 나서

 

SKT에서 말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란 "'페이스북'이나 '구글 맵스', 애플 '아이튠스' 같이 콘텐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고객 단말기에게 전달하는 그릇"으로, 외부 개발자와 협력하는 '확장성'이 필수다. T맵, T스토어 등 자사 서비스들의 기반기술(API)을 외부 개발자들에게 공개해 관련 앱을 쉽게 만들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버스', '스캔서치' 같은 비롯한 국내 위치기반서비스(LBS) 앱들이 대부분 '구글 맵스'와 연동돼 있는 것도 구글 특유의 개방성과 확장성 때문이다. 반면 T맵이 자랑하는 '빠른 길 안내'는 다른 내비게이션 사업자들이 탐을 냈지만 SKT만의 폐쇄적 서비스에 그쳤다. 하지만 API가 공개되면 구글 맵스 대신 T맵과 연동된 모바일 앱도 등장할 전망이다. SKT는 이미 파인디지털 등 관련 사업자들과 T맵 서비스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날 서울대 SK텔레콤 연구동 내에 450평 규모로 문을 연 상생혁신센터 안에는 외부 콘텐츠 개발자들을 위한 창업지원센터와 테스트센터, 모바일 IT 인력 양성을 위한 T아카데미 등을 마련했다. 이곳을 근거지로 SKT 서비스 플랫폼 전략 달성에 필요한 개발자 그룹을 육성해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과 같은 독자적 OS 없는 '국내용' 서비스 플랫폼들이 세계 시장에서 제대로 통할지는 의문이다. 당장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국내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들도 검색, 지도 등 스마트폰 기본 서비스 설정에 제한을 받고 있다.

 

정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독자적 모바일 OS 개발 계획은 없다면서, 대신 안드로이드의 대안으로 떠오른 리모(Rimo)나 유럽 이통사 모임, 한국형 통합앱스토어(K-WAC) 등을 통해 OS 개발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태그:#SK텔레콤, #정만원, #서비스플랫폼, #T맵,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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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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