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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가 추진하는 만안뉴타운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 60여명이 20일 오후 시청사로 몰려와 뉴타운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시청 로비에서 시위를 벌였다.

 

안양시 석수2동, 박달동 주민들은 "최대호 시장이 선거 당시 동네에 찾아와 시장에 당선되면 뉴타운사업을 취소하겠다고 말해 주민들이 표를 몰아줘 당선시켜 주었는데 이제와서는 태도가 돌변해 강행하려 한다"며 "이는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주민은 선거 당시 배포한 최대호 시장과 이필운 전 시장의 선거공보물을 내보이며 "우리가 무엇 때문에 최 시장을 뽑아주었는데, 주민을 다 내쫓을려고 하느냐, 최 시장은 말한 약속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시장은 선거 당시 유권자에 배포한 공보물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주민의 입장에서 검토·개선하겠습니다'면서 통합안양시 도시계획에 따른 도시재생사업 검토, 종상향 및 용적률 상향으로 개선, 순환개발제 도입을 통한 원주민 재정착률 제고 등을 약속했다.

 

 

"부동산 거품 일었을 때의 계획 시행한다니 말이 되느냐"

 

안양2동에서 40년간 살았다는 김영희(68, 여)씨는 "뉴타운사업은 우리 주민들의 뜻이 아니다, 부동산 거품 일었을 때의 계획 시행한다니 말이 되느냐"며 "합리적인 개발방식, 납득할 만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뉴타운 사업은 중단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석수2동 유순이(69, 여)씨는 "우리는 두 노인네가 세를 주고 먹고 사는데 뉴타운이 진행되면 세입자에게 이주비 주고, 시설분담금 내고 나면 재산이 1억도 안 남는다. 우리 노인 내외는 전세도 못 얻어간다. 결국 쫓겨갈 수밖에 없는 게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반대 목소리가 시청사 로비에 울려퍼지는 시각인 오후 5시부터 안양시장실에서는 만안뉴타운 반대추진위원회(이하 반대추진위, 위원장 김헌) 대표 6명이 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반대추진위가 시장과 찾아온 이유는 안양시가 만안뉴타운 사업지구내 토지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구역별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다음 수순으로 오는 11월 말경에 법적공청회를 개최한다는 소문도 전해지자 시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다.

 

 

"최 시장 만났더니 '안하겠다' '하겠다' 소리를 안 한다" 

 

오후6시께 면담을 마치고 나온 김헌 위원장은 "시장님이 오늘은 대답을 해준다고 해서 기대하고 왔는데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별한 답이 없어 결론이 없었다"고 말하고 "(시장은) 강행은 안 하겠다 말하지만 시가 행정 절차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이제 방법이 없다. 내일부터 우리의 의사 표시를 표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제부터 우리 주민들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 내일(21일)부터 매일 오후 2시 석수동 갈뫼공원(럭키아파트 뒷편)에서 만안뉴타운 반대 집회를 갖겠다"며 "시가 뉴타운 사업을 철회할 때까지 우리들의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면담에 참석했던 한 여성(석수동)은 "(시장이) 안 하겠다, 하겠다 소리를 안 한다. 10월 말에서 11월 초 도에서 뉴타운 회의가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반대추진위 대표들의 시장 면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3층 시장 집무실로 함께 몰려가자 시청 직원들이 시장 면담에 5명만 들어갈 것을 요청하며 시청 3층 복도 출입문을 폐쇄하고 이를 저지하자 격렬하게 항의하며 시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뉴타운사업 찬성하는 주민들도 움직임 시작... 갈등 예고 

 

한편 만안뉴타운사업은 안양 구도심인 만안구 안양 2·3동, 석수 2동, 박달 1동 일원 177만600㎡를 오는 2020년까지 종합적으로 재정비하여 2만5400여가구(6만6600여명)를 새롭게 건설하는 것으로 2007년 4월 7일 만안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고시했다.

 

이후 행정절차는 주민공람·공고 및 시의회 의견 청취, 법정 공청회 개최(11~12월) 등을 실시한 후 2011년 3월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고시를 하면 사업이 본궤도 오른다.

 

하지만 만안뉴타운 반대추진위의 소송과 주민들의 반대로 인한 주민설명회 무산, 주민들이 반대하면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새 시장의 약속, 무엇보다 곤두박질 치는 부동산경기로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마저 불거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최근 안양시가 만안뉴타운 사업지구내 토지 소유자 1만979명을 대상으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대상자의 40.5%(4449명)만이 응답하고 그중 60.3%가 찬성을 표시했다. 또 5구역(46.25%)과 6구역(36.85%)은 찬성율이 과반수 미만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반대추진위(http://cafe.naver.com/manannewtown) 홍보전과 반대운동에 맞서 관망자세를 보여왔던 찬성 주민들도 최근 카페(http://cafe.naver.com/anyandongnewtown)를 개설해 찬성 운동을 시작, 찬반으로 전개되는 양상이 시작돼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태그:#안양, #만안뉴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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