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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대체 : 4일 오후 3시 10분]

 

경선 3위 충격 정세균, 거취 고민 중

 

민주당 지도부 경선에서 3위라는 예상 밖의 성적표를 받아든 정세균 최고위원이 거취에 대해 장고에 들어갔다.

 

정 최고위원은 4일 오전 민주당 새 지도부의 국립현충원 참배와 첫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김진표, 최재성, 백원우 의원, 윤호중 한병도 전 의원 등 선거 캠프에 참여했던 원내외 인사들과 조찬회동을 갖고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애초 당 대표에 출마한 것이고 후보등록 시점부터 지금까지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타의로 개정된 지도부 선출 방식으로 인해 당 대표에 출마했는데 최고위원에 당선된 상황에 깊은 고민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측근들의 의견을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캠프의 좌장이었던 김진표 의원을 비롯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정 최고위원의 사퇴를 만류했다. 정 최고위원의 측근인 권혁기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들 대부분 정 전 대표의 최고위원 사퇴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당분간 고민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새 지도부가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어 가는데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 지에 무게 중심을 두고 당분간 고민을 계속 하겠다"며 "선당후사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명숙 전 총리 등 당의 원로 그룹과 회동을 갖고 거취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권혁기 부대변인은 "직전 대표로서 새 대표 체제가 힘을 받고 안정적으로 출범하는 데 정 전 대표가 최고위원직을 수행하는 게 플러스냐 마이너스냐를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정 전 대표는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들과 당의 원로들에게 지금의 상황을 진지하게 상의하는 게 도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이 "당분간"이라는 꼬리표를 달면서 거취에 대한 결론을 언제쯤 내릴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는 고민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최고위원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위에서는 최고위원 사퇴를 만류하고 있지만 정 최고위원이 이미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시각도 있다. 전당대회 룰 개정 논란 당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함께 선출하는 집단지도체제 방식에 분명한 반대 뜻을 밝혀 최고위원에는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 불참으로 분명한 의사 표현을 했다는 것이다.

 

또 정 최고위원은 대표 시절 재보선과 지방선거 승리, 당 지지율 견인 등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지도부 경선에서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에 밀려 3위 그친 것에 대한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퇴는 정 최고위원을 지지한 당원과 대의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아 쉽게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민주당 지도부에 정세균 최고위원의 자리가 빈 채로 남게되면서 새 지도부 출범에 따른 당직 인선 문제 등도 쉽게 가닥을 잡지 못할 것으로 보여 우려했던 전당대회 후유증이 현실로 나타나게 됐다.

 

[ 1신 : 4일 오전 11시 50분]

 

정세균, 첫 회의 불참

 

야당 권력의 심장인 국회 본관 205호실에 모인 새 얼굴들의 표정은 밝았다. 4일 아침 전당대회 후 첫 번째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방의 새 주인이 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이인영·천정배·박주선·조배숙 최고위원은 한목소리로 "민주당 파이팅, 정권교체 파이팅"을 외쳤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205호실의 주인이었던 정세균 최고위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 대표 경선에서 3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은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당 지도부의 국립현충원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도 불참하고 거취에 대한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05호실 새 주인 손학규, 강력한 대여 투쟁 예고

 

손학규 대표의 일성에는 민주당의 혁신과 정권교체, 강력한 대여 투쟁 의지가 모두 담겼다. 

 

 

손 대표는 "어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은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하고 정권교체를 하라는 지엄한 명령을 내렸다"며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 자신을 혁신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부터 시작된 국정감사를 언급하면서 "4대강 사업과 같이 나라를 파괴하고 경제 흐름을 왜곡하는 정책, 남북관계를 단절하고 있는 반평화 정책에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나서서 저지해야 한다"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전 참배한 현충원 방명록에도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눈으로 보고 국민의 힘으로 정권교체 이룩하겠습니다"라고 썼다.

 

화기애애한 농담도 오갔다. 과거 통합민주당 시절 길고 긴 모두 발언으로 기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던 손 대표는 "제가 대표가 되니까 모두 발언이 길다고 기자들이 걱정한다고 들었다, 한 25분할까요"라고 한 뒤 "2~3분만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여한 새 지도부 중 유일하게 직전 지도부에도 몸 담았던 박주선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통째로 바꾸자고 했는데 내가 (지도부에) 안들어왔으면 정말 통째로 바꿀 뻔 했다"며 "여기 있는 모두가 '수권정당을 만들자'고 약속한 만큼 지키지 못하면 직무유기, 당원 기만죄로 구치소에 가야 할 것"이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수권정당 못만들면 구치소 가야"... 농담 오갔지만 전대 후유증 우려

 

다른 최고위원들도 전당대회를 치른 소회와 향후 지도부로서의 다짐을 밝혔다. 손학규 대표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은 정동영 최고위원은 "보편적 복지를 민주당 존재 목적으로 못박은 새 당헌을 서랍 속에 넣어 둔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정기국회 입법 과정을 통해 민주당의 변화한 노선과 정책을 국민께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혐오하지만 정치가 서민들에게는 복이 됐으면 좋겠다, 복의 정치가 복지의 길"이라며 "시민사회와 진보정당에 있는 옛 동지들과 많이 대화하고 소통해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원칙주의자'로 통하는 천정배 최고위원은 보다 선명한 민주당의 정체성 확립을 강조했다 천 최고위원은 "4대강 사업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저지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진보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통상 주권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한미FTA 재협상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에는 정세균 최고위원을 비롯 정세균 대표 시절 임명된 전병헌 정책위의장, 이미경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정 최고위원이 이날 아침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과 회동을 갖고 사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대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태그:#민주당, #손학규,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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