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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손학규 후보가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원 여론조사 30%+대의원 투표 70%' 방식으로 진행된 선거에서 손 후보는 1만1904표(21.37%)를 얻어 1위로 당선됐다. 2위인 정동영 후보는 1만776표(19.35%), 3위인 정세균 후보는 1만256표(18.41%)를 기록했다.

 

4위는 이인영(6453표, 11.59%), 5위는 천정배(5598표, 10.05%), 6위 박주선(5441표, 9.77%) 후보가 차지했다. 7위를 기록한 최재성 후보는 최고위원 입성에 실패했다. 유일한 여성인 조배숙 후보는 8위로 꼴찌가 됐지만, 여성 몫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하게 됐다.

 

지난 2008년 7월 통합민주당 대표 사퇴 후 강원도 춘천의 산골 농가로 들어간 손 신임 대표는 닭을 키우고 등산으로 소일하며 2년여 간 와신상담 해 왔다.

 

그 동안 몇 차례 정계 복귀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그는 "아직 반성이 끝나지 않았다"고 출사를 거부했다. 대신 10.28 재보선 등 민주당의 위기 때마다 몸을 아끼지 않고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8월 마침내 칩거를 끝내고 정계 복귀를 선언한 그는 곧바로 당권 도전에 나서 불과 2개월 만에 당권을 거머쥐게 됐다. 그는 당원 여론조사 결과 1위를 기록했고, 호남과 수도권 대의원들의 지지에 힘 입어 '빅3' 중 나머지 두 명의 후보를 눌렀다.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으로 건재... '선명한 대여투쟁-균형잡기'가 관건

 

손 신임 대표가 새로 민주당호 선장으로 취임 함에 따라 향후 민주당내 세력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 2년간 당권을 놓고 갈등해 온 당권파(정세균)와 쇄신연대(정동영)는 손학규 신임 대표의 등장으로 입지가 약해지게 됐다.

 

특히 전임 대표를 지낸 정세균 후보의 정치적 내상이 크다. 2년 동안 당 대표를 지내며 6.2 지방선거를 비롯한 각종 재보궐선거 승리, 세종시 수정안 폐기, 민주당 지지율 상승 등 성과를 낸 정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빅3' 중 3위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선거를 치른 최재성 후보의 탈락도 정세균 후보의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 구성을 보면, 정 후보는 고립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복당 7개월 만에 당권 도전에 나선 정동영 후보도 체면을 구긴 것은 마찬가지다. 정 후보측은 선거 기간 동안 줄곧 1위를 달린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지만, 막상 결과는 달랐다. 다만 정동영 후보와 함께 쇄신연대 박주선, 천정배, 조배숙 후보가 당 지도부 입성에 성공하면서 발언권은 다소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도 민주당의 노선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로 손 신임 대표는 두 번째 당 대표직을 맡게 됐다. 덕분에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희미해졌지만, 앞으로 얼마나 선명하게 대여 투쟁을 벌이느냐에 따라 그의 입지는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손 신임 대표의 민주당은 지금보다 더 선명한 대여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정권 교체의 적임자"를 내세운 손 신임 대표는 민주진보개혁세력 통합에도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손학규 지도부 체제의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당을 비웠던 그는 2, 3위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보다 당내 기반이 약한 게 사실이다. 비주류 중에서도 '소수파'다.

 

불과 3%도 되지 않는 지지율 차이로 당선된 손 신임 대표는 때에 따라 정동영-정세균 양쪽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만약 그가 균형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당장 내부의 공격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다. 손 신임 대표가 통합의 리더십을 얼마나 잘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태그:#민주당, #전당대회,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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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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