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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부산-거제 연륙교)'가 오는 12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부산~거제를 오가던 여객선 선원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선원들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운항 중단' 등 실력행사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곳에선 부산~옥포·장승포·고현, 진해 안골~간곡·구영, 진해~실전의 6개 항로 7개 선사에 소속된 10척의 여객선이 운항하고 있다. 여객선 선장, 기관장을 비롯한 선원과 선박 운항 관리직원은 모두 460여 명이다.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부산과 거제를 오가던 여객선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여객선의 모습.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부산과 거제를 오가던 여객선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여객선의 모습.
ⓒ 거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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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은 생존권 차원에서 보상해 줄 것, 이 문제에 대해 거가대교 개통 전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7개 선사는 거가대교건설조합에 이같이 요구하고 있지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오는 10월 11일까지 보상이나 대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여객선 운항 중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원들은 관련 기관에 호소하고 나섰다. 선원 460여 명은 9월 30일 거가대교건설조합장한테 탄원서를, 국토해양부장관과 부산·마산해양항만청장한테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교가 개통되면, 여객선 운임보다 거가대교를 관통하는 시외버스 요금이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산~장승포 여객선 운임은 2만1000원인데, 고현~거가대교~사상(부산) 시외버스 요금은 절반가량인 1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거가대교가 개통하더라도 여객선을 운항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부산역·자갈치 등 방면을 오가는 사람들은 여객선을 타고 부산여객터미널을 통해 드나드는 게 시외버스보다 낫다는 것이다.

선원들 "여객선 폐업하면 건설조합과 정부가 책임져야"

설현철씨를 비롯한 460여 명의 선원들은 거가대교건설조합장 앞으로 보낸 탄원서를 통해 "거제~부산 간 유일한 해상교통인 여객선이 365일 공휴일도 없이 운항했으며, 50여 년간 국가를 대신하여 사유재산까지 투자하며 희생 봉사한 결과 큰 다리가 건설된 것"이라며 "거가대교로 인하여 여객선이 폐업하게 되면 그에 따른 모든 피해는 가해자격인 건설조합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원들은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수많은 연륙·연도교 건설에 따른 여객선 피해 보상 문제를 공사 착공 이전에 시행사와 국가가 상호 협의하여 원만히 해결한 뒤 다리를 건설한다"면서 "여객선 폐업에 따라 실직하는 탄원인의 조건과 일치하도록 보상해 주는 것이 정당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선원들은 "건설조합에서 10월 11일까지 보상 문제에 대하여 통보하(길 바라)고, 기한 내에 통보가 없을 경우 대화와 보상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우리와 우리 부양가족의 생존을 위하여 극한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마산지방해양항만청과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 보낸 진정서를 통해 "12월초에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여객선은 여객 감소로 폐업이 확실하며 여객선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는 실직과 동시에 부양가족의 생계 대책 마련 방안이 막연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생존권을 위한 극한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태그:#거가대교, #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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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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