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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3일 태안군 이원방조제에서 열린 희망벽화 세계 기네스북 도전 선포식. 한국기록으로는 인증을 받았지만 세계 기네스북 도전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 세계 기네스북 도전 선포식까지 가졌지만... 지난해 11월 13일 태안군 이원방조제에서 열린 희망벽화 세계 기네스북 도전 선포식. 한국기록으로는 인증을 받았지만 세계 기네스북 도전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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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네스 공식기록 길이 2.73km, 폭 717~720cm, 제작기간 6개월(2009. 5. 28~11. 31), 수성페인트(18L) 1600통」

지난해 11월 10일 한국기네스 공식 인증협회인 한국기록원이 실측해 공식 인정받은 이원방조제 희망벽화의 기네스 기록이다.

이후 희망벽화는 같은 달 13일 한국기록원의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가장 긴 방조제 벽화 종목에서 한국기록으로 인정받았다. '에버그린 태안 희망벽화 준공 및 세계 기네스북 도전 선포식'을 염과 동시에 한국기록원(원장 김덕원)으로부터 인증서를 전달받았다.

태안 희망벽화추진위원회(위원장 문연식)의 주도하에 태안군 이원방조제에 '에버그린 태안 희망벽화'를 주제로 희망을 그린 희망벽화에는 태안군민은 물론 전 국민이 연인원 1만850명이 참여했다. 7만여면의 손도장 구간 중 3만여면만 완성되면 태안의 상징,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기세지만 아직은 현재진행형이다.

기름유출 사고의 절망을 이겨내게 한 120만 자원봉사자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제작된 희망벽화는 49개 작품과 손도장 구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2.73㎞의 길이에 폭 720cm의 거대한 방조제에 그려진 희망벽화에는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감사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기름유출의 악몽을 딛고 일어선 태안군민에게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려, 많은 이들이 뙤약볕을 마다하지 않고 밤낮으로 구슬땀을 흘린 결과 오늘의 희망벽화라는 대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당시 태안군 관계자도 "육지에 있는 최대 벽화는 독일 통일 전 베를린 장벽에 그려진 벽화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태안 희망벽화는 방조제에 그려진 세계 최대규모의 벽화로 기네스북 등재가 추진된다"고 말할 정도로 기대감에 벅차 있었다.

태안군으로부터 당시 영문 번역료와 심사료 등의 명목으로 1천여만원의 세계기네스 등재를 위한 일체의 비용을 받은 한국기록원 측은 군과 희망벽화추진위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지난해 초 세계기네스기록을 인증하는 영국의 기네스북 월드레코드사에 공식기록 인증을 위한 자료를 보냈다.

자료만 검토하는데 2~3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태안군과 한국기록원 측은 지난해 6월경 희망벽화의 세계기록 등재가 확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기네스북 월드레코드사로부터의 희소식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예정기한보다 3개월이 지난 지금도 희망벽화의 기네스북 등재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에 6월을 마지노선으로 기네스 등재를 기대했던 태안주민들도 3개월가 지나자 이제는 반 포기 상태다. 이토록 희망벽화의 기네스 등재가 지연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희망벽화의 세계 기네스 등재가 늦어지는 이유

지난해 11월 10일 한국기록원의 실측을 마치고 한국 공식 기네스기록으로 등재된 희망벽화의 인증서가 3일 후인 13일 에버그린 태안 희망벽화 준공식에 즈음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인증서를 전달받았다. 중앙 왼쪽이 한국기록원 김덕원 원장, 오른쪽은 진태구 전 태안군수.
▲ 희망벽화의 한국기록 인증서 지난해 11월 10일 한국기록원의 실측을 마치고 한국 공식 기네스기록으로 등재된 희망벽화의 인증서가 3일 후인 13일 에버그린 태안 희망벽화 준공식에 즈음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인증서를 전달받았다. 중앙 왼쪽이 한국기록원 김덕원 원장, 오른쪽은 진태구 전 태안군수.
ⓒ 가우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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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기록 인증은 물론 기네스 세계기록 도전 접수를 담당하는 한국기록원에 따르면 기네스 세계기록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제3자의 객관적인 확인서, 전문기록물(동영상 또는 사진, 슬라이드, 출판 등)제작, 전문장비에 의한 측정, 로그북 작성, 심의, 심의를 위한 출장, 미디어에 의한 독립보강증거 확보, 번역, 국제법에 의거한 공증 등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하고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도전절차를 모두 거친 태안 희망벽화의 기네스 세계최고기록 등재의 최대의 걸림돌은 무엇일까.

희망벽화의 실측을 담당했던 한국기록원 김덕원 원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세계기록 등재에 난항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장은 "영국 기네스레코드 측에서는 세계 최장의 벽화를 베를린장벽 벽화로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요청한 희망벽화의 기네스 도전도 베를린장벽 벽화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난해 11월 기록원 측정 이후 영국에 서류를 보냈는데 기네스측에서는 우리가 보낸 서류를 검토한 후 베를린장벽 벽화와 유사하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그는 "하지만, 우리 측에서는 방조제에 그린 벽화이기 때문에 베를린 장벽 벽화와는 별개로 방조제에 그린 벽화로 새로운 분야의 기네스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현재 다시 방조제에 그린 벽화로서의 새로운 기록을 인정받기 위해 기록원에서는 서류를 (새로운 분야 인증을 위해) 준비 중에 있고 이달 안에 재검토 요청서를 보내 다시 심의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재검토 요청을 하는데 있어서 별도의 예산은 더 소요되지 않지만 이번 달 안에 재검토 요청서를 보내더라도 서류를 검토하는데 또 다시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존에 기록이 있던 분야가 아니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기록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기록을 인정받는데 만만치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난항을 예고했다.

방조제 벽화의 새 분야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되나

이원방조제 2.73km 길이의 희망벽화는 완성이 되었지만 아직 손도장 찍기 구간에 3만여면의 빈공간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어 희망벽화는 아직 진행중이다.
▲ 희망벽화는 현재 진행형 이원방조제 2.73km 길이의 희망벽화는 완성이 되었지만 아직 손도장 찍기 구간에 3만여면의 빈공간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어 희망벽화는 아직 진행중이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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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기네스북 월드레코드사에서 방조제 벽화의 새로운 분야가 인정되지 않고 벽화부분으로 기록에 도전할 경우 어떻게 될까. 결론적부터 말하자면 희망벽화의 기네스 기록 인증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베를린 벽화를 제쳐두더라도 지난 8월 기네스 세계최고 기록에 등재된 베트남 하노이의 벽화가 총 길이 4km, 전체 넓이 2000평으로 세계 최장 벽화로 등재되었기 때문에 희망벽화의 세계기록 등재는 무산된다.

태안군민과 120만 자원봉사자의 희망을 담아 그린 희망벽화가 허황된 도전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희망을 꺾을 위기에 놓인 셈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기네스 등재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며 "조만간 한국기록원 등을 방문해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희망벽화의 기네스 기록 등재가 무산될 경우, 자칫 예산낭비만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치못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대응과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태안 희망벽화, #기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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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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