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공주시의원들이 공주 금강교 아래 하중도(붉은 선안)에 대한 준설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존 초지와 모래톱을 보존하는 방식의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개발 계획 조감도.
 공주시의원들이 공주 금강교 아래 하중도(붉은 선안)에 대한 준설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존 초지와 모래톱을 보존하는 방식의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개발 계획 조감도.
ⓒ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금강정비사업과 관련, 공주시의원들이 금강 7공구(공주지구) 일대 금강교 둔치공원 앞 하중도(河中島)를 준설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의원들이 준설을 요구한 하중도는 수만 평에 달하는 모래톱으로 주로 갈대 등 수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공주시의회 고광철 의장 등 시의원 7명은 지난 13일 공주 공산성 부근 둔치공원 앞 하중도와 관련, 국토해양부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등에 제출한 건의문을 통해 "초지와 모래톱 보존과 잔디식재로 계획이 돼 있다"며 "하지만 공주시의 지역현실을 반영해 하중도를 준설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건의문에 서명한 의원들은 공주시의회 12명의 의원 중 자유선진당 고광철 의장을 비롯해 같은 당 김응수, 이창선, 한명덕 의원과 국민중심연합 이충열 부의장, 민주당 우영길 의원, 한나라당 박병수 의원 등 7명이다.

하중도는 한강의 밤섬처럼 물이 흐르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유로가 바뀌어 모래 등 퇴적물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섬이다.

이들 공주시의원들은 건의문에서 "돌다리를 복원하거나 야외수영장이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수상레저를 위한 나룻배 선착장을 만드는 데도 걸림돌이 돼 준설해야만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하중도는 들쥐와 모기 등의 서식과 장마 시 쓰레기와 오염물질 퇴적으로 인한 수질오염이 심화되고 사적 12호인 공산성 경관도 저해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모래톱 준설해 나룻배 선착장 만들자" vs. "공주 대표하는 풍광 중 하나"

이와 관련, 이충열 의원은 "당초 4대강 사업계획에는 하중도를 확 밀어 없애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보존하는 것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수상레저 시설 등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준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공주농고 앞 하중도의 경우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금강교 둔치공원 앞 하중도까지 남길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주시의회 한은주 의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아래 하중도는 생태공원 예정지구로 계획돼 준설은 하지 않았지만 공사를 위해 나무를 모두 베어낸 상태다(지난 5월 항공사진).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아래 하중도는 생태공원 예정지구로 계획돼 준설은 하지 않았지만 공사를 위해 나무를 모두 베어낸 상태다(지난 5월 항공사진).
ⓒ 대전충남녹색연합

관련사진보기


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준설을 요구한 하중도는 갈대 등이 계절마다 색깔을 바꿔 아름다운 곳으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며 "왜 이런 곳을 준설하자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준설을 하면 오히려 경관을 해치게 된다"며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하중도를 준설하자는 것은 한마디로 무식한 얘기"라며 "금강교 아래 하중도는 인근 백사장 및 둔치와 함께 공주를 대표하는 풍광 중 하나이며 하천 생태계의 보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백사장과 둔치가 4대강 공사로 많이 훼손됐다"며 "하중도마저 없앤다면 금강은 단순히 수로의 역할만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금강유역관리청이 입장을 바꿔 남아 있는 하중도를 손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논란이 일고 있는 금강교 아래 하중도와 인접해 있는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아래 하중도는 생태공원 예정지구로 계획돼 준설은 하지 않았지만 공사를 위해 나무를 모두 베어낸 상태다.


태그:#4대강, #공주시의회, #하중도, #준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