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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민 다 죽는다. 이명박정부는 대북쌀 지원 즉각 재개하라."

"쌀 목표가격 6년째 17만83원! 생산비를 반영한 쌀 목표가격 21만원 보장하라."

"토건재벌 배 터지고, 우리 국민 쪽박 찬가. 4대강사업 중단하라."

 

농민들이 가을 추수를 잠시 점고 거리에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의장 박민웅)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회장 박점옥)은 10일 오후 5시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고 이경해 열사 추모, 쌀대란 해결, 4대강사업 저지 경남농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합천, 남해, 사천, 진주 등 경남지역에서 온 농민 500여 명이 모였다. 농민들은 고 이경해 열사의 영정을 무대에 놓고 헌화부터 했다. 고 이경해 열사는 2003년 9월 10일 멕시코 칸쿤에서 "WTO가 농민을 죽인다"며 분신했다.

 

박민웅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농민값이라 할 수 있는 쌀값이 끝이 어딘지 모르게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80kg 한 가마니의 생산비가 21만 원인데 정부는 12만 원만 주려고 한다. 농민생존권뿐만 아니라 이 땅의 먹을거리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전농 부의장은 연대사를 통해 "지금 쌀값은 20년 전과 같다. 봉급을 20년 전과 같이 준다고 하면 살 수 있겠나"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20년 전 쌀값을 주겠다고 한다. 이것은 강도나 마찬가지다.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만 강도가 아니다. 제 값을 쳐주지 않고 가져가면 강도다"고 말했다.

 

박점옥 회장은 투쟁사를 통해 "지금 들판은 가을걷이로 누렇다. 그러나 농민들 가슴은 근심으로 가득차 있다. 비료며 농약값은 올라가는데 쌀값은 20년 전 그대로다"며 "옛 말에 눈이 작은 사람이 간이 크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간 크게 한번 큰 일을 저질렀으면 한다. 대북쌀 지원도 해주고 쌀값도 제값을 받도록 해달라. 그렇지 않다면 농민들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사천에서 대규모로 쌀농사를 짓고 있는 이창은 사천농민회 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쌀 농사 지은지 몇 십년이 되지만 저축 한번 못해봤다. 10원짜리 하나 은행에 모아 본 적이 없다"며 "농민들은 농사짓는다고 고생을 하더니 지금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휠체어를 대신해 유모차를 몰고 다닌다. 이게 농촌의 현실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40kg 1가마니 수매하면 4만9000원을 받았는데, 제 경우를 따져보니 생산비는 5만2000원으로 3000원이 적자였다. 그런데 올해는 그 적자가 더 늘어나 1가마니에 1만5000원이 될 것 같다"면서 "어떻게 생산비도 보장되지 않는 농사를 짓는단 말이냐. 혀를 깨물어 죽고 싶은 심정이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농촌의 현실을 정부가 알아야 한다. 울분이 차서 말이 안 나온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대농정책'을 폈는데, 저는 거기에 따라 대농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빚만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상징의식이 거행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을 한 사람이 누워 있는 속에 농민단체 대표들이 볏짚을 들고 나와 내리쳤다. 농민들은 2km 가량 떨어져 있는 창원버스터미널까지 거리행진했다.

 


태그:#쌀값대란, #전농 부경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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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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