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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대전 3대하천(유등천, 갑천, 대전천) 복원계획을 수립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지역의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으로 완성된 결과물이다. 6년에 걸쳐 진행한 3대하천 복원계획은 조금 부족하지만 여러 방안을 마련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지역의 환경단체는 이 계획에 대해서 아직 생태적 건강성 회복에는 모자라지만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보완해 나갈 것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다.

하지만, 2009년 4대강 사업이 확정된 3대 하천 중 유등천과 갑천은 지금 토목공사장으로 변해 버렸다. 3대하천 복원에서 계획했던 구역 설정까지 변경해 버렸다.

3대하천 복원계획은 각 하천의 특성을 고려해 보전구간, 복원구간, 친수구간을 설정했다. 보전구간은 생태계가 양호해서 인위적 시설물을 최소화하는 지역이고, 복원구간은 개발된 구간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는 지역이다. 친수지역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그곳에는 생태습지 조성이라든지 데크 조성을 통해 생태계와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계획까지 마련했다.

복원구간에 바닦을 다 긁어낸 유등천! 생명을 지키는 일인지 의심스럽다.
▲ 유등천 준설한 현장(한밭대교 하류) 복원구간에 바닦을 다 긁어낸 유등천! 생명을 지키는 일인지 의심스럽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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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토목공사에 불과한 현장이 되어버렸다. 최소한에 지켜져야할 오탁방지막 설치도 없이 평탄화작업과 준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하천복원구간 현장!(한밭대교하류) 단순한 토목공사에 불과한 현장이 되어버렸다. 최소한에 지켜져야할 오탁방지막 설치도 없이 평탄화작업과 준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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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계획된 3대하천 복원사업 구간에 4대강 정비사업이 시행되면서 단순한 토목공사로 전락했다. 보전구간을 친수공간 혹은 학습구간으로 변경해서 각종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을 설치하고 하상준설을 통해 생물 서식처마저 훼손하고 있다.

기존에 계획한 친수공간 습지공사는 시작도 하지 않으면서 하상준설(하천바닥을 평탄화하는 작업)과 호안정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유등천에는 대전에서 가장 큰 댐을 만들겠다고 한다. 유등천에 만들어지는 높이 4.5m의 댐은 '침산여울'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어 시민들이 댐이라는 걸 알기 어렵다(침산여울은 수량 36만 톤으로 댐에 가깝다).

이곳에 댐을 만들어야 될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 4.5m의 댐이 만들어질 현장 이곳에 댐을 만들어야 될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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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산댐이 만들어지면 이곳은 역시 수몰된다.
▲ 침산댐상류에는 시민들이 매년 여름 물놀이를 즐기는 곳이다. 침산댐이 만들어지면 이곳은 역시 수몰된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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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역 생태계가 좋다는 것은 정부도 이미 알고 있다.
▲ 댐이 만들어질 곳에 설치된 중구청 야생동식물보호 푯말 이지역 생태계가 좋다는 것은 정부도 이미 알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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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전구간으로 설정됐던 복수교에서 안영교까지의 자연하천 구간은 학습구간으로 변경됐고 호안철거를 통한 한밭대교 하류의 하천선형 회복은 단순한 준설공사로 진행되고 있다. 70~80년대 하천을 막개발하던 토목공사에서 약간 진화한 조경공사 수준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하천을 관리하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맞지 않는다. 최근 선진국의 하천관리 시스템은 하천에 모든 홍수를 집중해 부하를 높이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도시의 빗물 저장 시스템을 통해 수량을 확보하고 , 천변저류지를 통한 홍수터 조성을 통해 하천유역을 확대해 홍수위험도 감소시키면서 생태계도 회복 시키고 있다. 이렇게 선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하는 형태로 3대하천 복원사업을 진화시켜야 함에도 과거 막개발 시대 토목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염홍철 대전시장의 태도다. 염홍철 시장은 4대강 사업은 반대하지만 3대하천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계획한 것보다 더 후진적인 시스템으로 개발하는 3대하천을 찬성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대전시 관계자는 자신의 관내에 흐르는 3대하천이 막개발되고 있지만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라 대응이 어렵다고만 하고 있다. 6년간 대전시가 세운 계획이 무위로 돌아가고 관내의 핵심 생태축인 하천이 막개발 사업으로 전락했음에도 수수방관하는 대전시의 태도에 실소가 절로 나온다.

염 시장이 나름 잘 계획한 3대하천 복원계획에 맞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입장을 밝히고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바른 태도가 아닐까? 이제라도 3대하천 복원사업을 재점검하고 도시 전체의 시스템을 개선해 홍수에 대비하는 선진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태그:#3대하천복원사업, #4대강정비사업, #하천개발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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