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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소나기를 맞은 털머위 잎은 유난히 반짝입니다.
 한바탕 소나기를 맞은 털머위 잎은 유난히 반짝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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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숲길을 오릅니다. 자산공원 가는 길입니다. 이 길은 푸른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바탕 소나기를 맞은 털머위 잎은 유난히 반짝입니다. 배롱나무 빨간 꽃그늘 아래는 보랏빛 맥문동 꽃대가 하늘을 향해 일제히 치솟아 있습니다. 

자산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오동잎을 닮은 섬 오동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오동도를 조망하기에는 이곳이 가장 좋은 곳입니다. 긴 방파제로 연결된 오동도가 발아래 펼쳐집니다.

자산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동도 풍경입니다.
 자산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동도 풍경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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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 대나무를 심게 해 '죽도'라 불렸던 오동도

이곳에서 보니 섬의 생김새가 오동잎을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정말 많았다고 합니다. 이충무공이 오동도에 대나무를 심게 해 대나무가 번성하자 이 섬이 한때는 죽도라 불리기도 했답니다.

한바탕 소나기가 훑고 지나간 자산공원 잔디밭에는 고추잠자리가 하늘을 수놓고 있습니다. 전망대 망루에 올랐습니다. 툭 터진 시야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새로 건설되고 있는 제2돌산대교의 모습도 보입니다. 아름다운 돌산대교와 장군도, 여수시가지의 풍광이 너무 멋집니다.

아름다운 돌산대교와 장군도, 여수시가지의 풍광이 너무 멋집니다.
 아름다운 돌산대교와 장군도, 여수시가지의 풍광이 너무 멋집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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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건설되고 있는 제2돌산대교의 모습도 보입니다.
 새로 건설되고 있는 제2돌산대교의 모습도 보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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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에도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남해바다입니다. 산자락을 휘감고 있는 운무가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합니다. 푸른 바다위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한가롭기만 합니다. 자산공원 정각과 오동도의 자태도 빼어난 모습입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위용을 자랑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마음을 이끕니다. 사이사이 황톳길입니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들려옵니다. 담쟁이넝쿨이 단풍나무를 타고 오릅니다. 연약한 이파리의 강한 생명력, 그 신비로운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담쟁이넝쿨이 단풍나무를 타고 오릅니다.
 담쟁이넝쿨이 단풍나무를 타고 오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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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 걷는 오동도는 서정적

지금의 오동도는 동백나무 숲입니다. 오동도에는 아주 다양한 수목들이 식재되어 있습니다. 상록활엽교목의 참식나무, 불면과 변비에 약효가 있다는 광나무, 겨울철에 꽃이 피는 팔손이나무, 정자나무나 신목으로 심는 팽나무도 있습니다. 동백 숲에서 이들 나무들을 세세히 살펴보는 것도 유익합니다.

빗속을 헤치고 용굴로 향합니다.
 빗속을 헤치고 용굴로 향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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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락가락 내립니다. 빗속에 걷는 오동도의 느낌은 서정적입니다. 나뭇잎에 맺힌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져 내립니다. 빗속을 헤치고 용굴로 향합니다. 용굴에 이르는 나무계단은 비를 흠뻑 머금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 찾아가면 혹 승천하는 용이라도 있지 않을까하는 쓸데없는 상상도 해봅니다.

이길 중간쯤에서 바라보는 등대는 참 아름답습니다. 한낮에 등대는 말이 없습니다. 깎아지른 절벽의 해식애와 갯바위에 부서지는 파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동백꽃이 툭툭 지는 봄날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오동도는 어느 때건 가리지 않고 뜬금없이 찾아들어도 좋은 곳입니다.

등대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서 투명한 창 너머로 스치는 바다 풍경 또한 정말 멋집니다. 멀리 돌산대교와 조금 전에 올랐던 자산공원, 구봉산, 신항, 여수가지가 보입니다. 등대전망대 등탑을 오르내리는 계단 벽면에 그려진 바다 속 풍경도 신비롭습니다.

오동도등대 입구의 찻집입니다. 이곳(동박새꿈정원)에 앉아 동백꽃잎차 한잔으로 여독을 달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동백꽃잎차는 속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동백꽃송이를 꿀에 절여 만든 은은한 동백꽃잎차에서 한 송이 붉은 동백꽃이 피어오릅니다.

등대전망대 등탑을 오르내리는 계단 벽면에 그려진 바다 속 풍경도 신비롭습니다.
 등대전망대 등탑을 오르내리는 계단 벽면에 그려진 바다 속 풍경도 신비롭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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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오동도의 느낌은 서정적입니다
 비오는 날 오동도의 느낌은 서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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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오동도, #자산공원, #동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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