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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으며 강가에서 산책도 하고 즐기며 살고 싶은데, 환경운동연합이라는 이상한 사람들이 연일 몰려와서 반대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 어찌 우리가 보고만 있을 수 있습니까, 이 사람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우리들 힘으로 몰아내야 합니다."

 

 

 

14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파사성 주차장에서 여주군 이장협의회가 주관한 '한강 살리기 적극 추진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여주·이천이 지역구인 이범관 한나라당 의원, 김규창 여주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소속 군의회 의원, 여주군내 281개리 이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4대강 사업 반대는 여주 군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환경운동 단체와 야당은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철 이장협의회장은 "모든 것이 변화하는 글로벌 시대에 유독 저들(환경운동가)만은 환경이라는 미명아래 변할 줄 모르고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반대만 하는 그들보다 우리가 더 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격려사를 한 이범관 의원은 "4대강 사업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 없이 홍수방지와 수질개선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며 "물이 깨끗해지면 규제가 풀릴 거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4대강 사업을 외과수술에 비유하며 "의사가 환자의 배를 째면 피가 흐르지만 수술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공사를 하면 흙탕물이 흐르고 준설을 하면 흙이 쌓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여주 사람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확실하게 (환경운동가들을) 혼을 내겠다"고 말했다.

 

"낙후된 여주 살리는데 이번처럼 좋은 기회 없어"

 

환경운동가들을 외지사람으로 규정한 이 의원의 시각은 이날 결의대회 참석자들의 생각과도 대체로 비슷했다.

 

50대 중반의 한 이장은 "이 지역 정서를 모르는 환경운동가들이 주말만 되면 몰려와 집회를 여는 모습에 화가 나서 자발적으로 결의대회에 참가했다"며 "누구에게도 찬성을 강요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마다 홍수 걱정에 피가 마른다"고 말문을 연 김아무개 이장은 "여주 사정을 모르는 외지인들이 한가하게 환경 타령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1972년 홍수 때는 여주군 전체가 물바다가 되었다"며 "이포보는 홍수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홍수 피해 예방 외에도 4대강 사업이 여주에 가져올 경제적 이득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정성채(51)씨는 "한강이 정비되어 이포보 주변에 수변 공원이 만들어지면 서울 사람들도 자주 찾아올 것"이라며 "수도권 농촌지역이지만 낙후된 여주를 살리는데 이번처럼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아무개씨도 "4대강 사업은 여주군 역사 이래 최대의 호기이며 여주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민들의 생각을 대변하듯 집회장에는 '1500년 만에 찾아온 지역발전의 기회다, 외지인은 참견마라!'는 플래카드가 휘날렸다.

 

 

한편 이포보를 점거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의 고공농성 24일째를 맞은 이날 오후 6시 공사현장 인근 장승공원에서는 환경운동연합 주최 4대강 사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서 환경운동연합 회원과 진보신당 당원,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정부에 4대강 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활동가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과 건강상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경찰에 요구했다.


#4대강 사업#이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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