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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무슨 육군 논산훈련소인가. 그야말로 전체주의·독재정권에서나 가능한 발상을 하고 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권위주의에 항거했던 사람이 그 권위주의 시대와 다름없는 반사회, 반교육적 사고와 행동을 서슴없이 보여주고 있다." - 이규의 민주당 수석부대변인

 

민주당이 8~9일 연일 논평을 내놓으며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를 집중 포격하고 있다.

 

이 내정자가 지난 7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밝힌 '청년실업 대책 발언'이 주요 타깃이다.

 

민주당은 이 내정자의 인터뷰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고 이 내정자의 사과와 특임장관직 수락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 내정자는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청년실업 대책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에 시험을 보는데 그러지 말고 대졸이든 고졸이든 취업 인력을 지방공단이나 중소기업에서 1~2년 일하게 한 뒤 입사 지원자격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제적으로 가라고 하면 젊은이들이 반대하지 않겠냐"는 질문엔 "봉급도 별 차이 없다, 내 애가 대기업에 다니지만 초봉이 150만원이다. 중소기업도 160, 170만원 준다"면서 "종합병원에 가려면 동네병원에서 진단부터 받아야 하듯, 대기업에 가려면 중소기업에서 의무적으로 (일을) 해보고 보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기업 입장에선 채용의 자유를 박탈하고 취업자 입장에선 취업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도 "대기업들도 경력 있는 사람 뽑으면 좋잖은가"라고 답했다.

 

이 내정자는 대입 재수생에 대해서도 "(대학) 떨어진 애들 재수·삼수 학원 보내는데 이게 다 사회적 비용이다, 우선 공장이나 농촌에서 1~2년 일하고 그 성적을 갖고 대학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그런 법안을 만들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그럼 만들어야지, 전체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하지만 놀고먹는 애들은 없어야 한다"며 "일자리가 없느냐 하면 있다, 천지다, 시골 공단에 가봐라, 기계가 논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이 육군 논산훈련소인가"

 

이 내정자의 이 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민주당은 즉각 집중 성토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 내정자의 '청년실업 대책' 발언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언에 이어 또다시 "대한민국 젊은이들을 욕보인 망언"이라고 보고 있다. 

 

유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지난 7월 24일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선택한 젊은이들을 겨냥해,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유 장관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해임을 촉구했었다.

 

이규의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재오 의원은 사회의 위험한 인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 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자마자 재수하는 학생들의 인권을 해치고, 취업과 채용의 자유와 권리마저 침해하는 막말성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4대강으로 국정을 농단했던 권력의 실세답다"며 "이 의원의 발언은 오만한 권력자의 폭력이며 학생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전제주의적 사고로 물든 권력의 실세로 의회에 들어온 이 의원의 앞으로의 행보 또한 더욱 걱정스럽다"며 "이 의원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중산층과 서민 모두에게 즉시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중소기업이 무슨 육군 논산훈련소인가"라며 "(이 내정자가) 이런 황당한 주장과 함께 이를 위한 법안까지 만들겠다는 위험한 발언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그는 "청년실업문제가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과 재수생 탓이라는 발상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단 약속은 '흘러간 노래'에 지나지 않는 건가"라며 "중소기업 대책 하나 세우지 못하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자리 대책 하나 내놓은 적 없이 이재오 실세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참으로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중소기업과 젊은이들에게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당·정·청 통합조정자 역할인 특임장관에 내정된 사람이 막말로 포문을 열다니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이 내정자의 청문회가 열릴) 운영위에서 반시대적이고 반민주적인 이 의원의 사상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책임 떠넘기기 발상"이라며 "중소기업을 대기업 직업 훈련소 정도로 치부하는 실로 오만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사고를 가진 분이 인턴 총리 위에 사실상의 특임총리로 임명됐다니 대한민국 청년들의 앞길이 정말 걱정된다"며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재오 내정자의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인식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선 11일 만에 청와대 입성... 은평구민에게 한 약속, 거짓말 됐다"

 

한편, 이 내정자가 당선 11일 만에 '특임장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하게 된 것도 공격 대상 중 하나다. 민주당은 "이 내정자가 지역구 주민들을 철저히 배신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현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중앙정치를 위해서 지역을 등한시한 것을 사죄하면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읍소해 당선된 분이 기다렸다는 듯이 특임장관 자리를 덥석 수락했다"며 "그 읍소가 진정성 없는 악어의 눈물이었다는 것이 불과 며칠 만에 밝혀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대변인은 이어, "이 내정자는 은평구민들에게 한 약속을 불과 열하루 만에 공염불로 만들었다"며 "이 내정자는 지금이라도 특임장관직 수락을 철회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재오 의원이 은평구민께 드린 약속은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거짓말이 됐다"며 "보름 전 고개를 90도로 숙여가며 철석같이 했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저버리는 이재오 의원의 오만방자함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성토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으로 '대변인'을 자처해온 진수희 의원까지 복지부장관으로 내정된 마당이니 이재오 의원이 사실상 총리라는 평가도 그리 틀린 짐작은 아닐 것 같다"면서 "(이 내정자가) 결국 지키지도 않을 약속으로 은평구 유권자를 기만하고 희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이재오, #청년실업 대책, #8.8 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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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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