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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 철탑(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환경연합의 두 활동가를 향해 "힘내세요. 선배님들이 희망입니다"를 외쳤다. 또 대학생들은 "거짓말하지 맙시다"라는 부채를 선물로 받고 "이명박 정부처럼 거짓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통일대행진에 참가한 대학생 50여 명은 4일 저녁 함안보 고공농성장 앞을 찾아 촛불을 들었다. 함안보 공사장 철탑에서는 이환문(42)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40)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5일로 15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발대식을 한 한대련 통일대행진은 14박15일 동안 전국의 '생명평화통일' 현장을 찾는다. 이들은 오는 6일 한강 이포보 농성 현장도 찾을 예정이다.

 

4일 저녁 함안보 홍보관 주차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대학생을 비롯해 시민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촛불을 들어 보이며 "이환문, 최수영 힘내라"고 외쳤다. 이어 대학생들은 두 손으로 입을 모아 "안녕하세요. 저희는 한대련 통일대행진 회원들입니다. 위에서 힘내세요. 대학생들은 이곳에서 투쟁하고 실천하겠습니다. 파이팅"이라고 함께 외쳤다.

 

"4대강 사업 반대는 이명박 대통령을 구하는 길"

 

이날 촛불문화제 사회를 본 정윤지 한대련 통일대행진단장(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처음 왔는데 마음이 뜨겁다. 포클레인을 보니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 이명박 정부의 포클레인으로 강이 파헤쳐지는 모습을 보고 대학생들이 무엇을 실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성 지원 상황실'을 지키고 있는 감병만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부장이 고공농성 상황을 설명했다. 감 부장은 "저기 올라가 있는 활동가는 아이들의 아빠이며 한 가정의 가장이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4대강사업을 막아야 한다고 토론과 간담회, 서명, 집회도 하고 싸워도 보았다. 그래도 4대강사업을 막지 못해, 더 이상 할 게 없어 고공농성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도 강은 죽어가고 있다. 두 활동가는 강을 살리기 위해 강에 몸을 던진 것이다. 여러분이 희망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학생들은 "4대강 삽질 그만두고 낙동강을 흐르게 하라"고 외쳤다.

 

통일대행진 각 조별 책임자 4명이 마이크를 잡았다. 한 대학생은 목이 쉬었지만, 함안보 공사장 철탑을 향해 외쳤다. 그는 "선배님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드리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앞으로 정말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대학생은 "청년학생들이 앞장서서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리는 실천을 하겠다"고, 또 한 대학생은 "4대강사업은 말도 안 되고, 정부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이 살아야 생명이 살고 국민이 사는데, 그것이 곧 평화다"라고, 또 다른 대학생은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리기조차 부끄럽다"고 말했다.

 

새내기 대학생은 "얼마 전 4대강 답사를 다녀왔다. 한강은 겉으로 보면 아름다운 것 같지만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면서 "이제는 대학생들이 나서야 한다. 학우들에게 알려서 더 크게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대련 '생태환경 동아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 대학생은 "흐르는 강을 막은 것은 식민지시대 일제가 백두대간에 말뚝을 박아 정기를 끊었던 것과 같다"면서 "우리가 마시는 생명의 근원인 젖줄을 막는 것은 죄"라고 말했다.

 

정윤지 단장이 선물로 받은 부채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부채에는 '거짓말하지 맙시다'라고 새겨져 있다. 정부는 4대강사업을 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수질이 좋아진다고 했는데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했다. 양심 있는 청년학생들이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자연을 함부로 건드리면 처벌을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저승에 가면 얼마나 죄를 받을지 모른다. 4대강사업 반대는 이명박 대통령을 구하는 길이다."

 

 

전농, 5일 함안보 앞 '도보순례행진단' 출정식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이광석)은 5일 오전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소재 함안보 홍보관 전망대 앞에서 "민족에게 평화를, 농민에게 희망을"이란 구호를 내걸고 '대북 쌀 지원 재개, 한반도 평화 실현, 쌀 대란 해결 농민 도보순례행진단' 출정식을 연다.

 

전농은 "작년부터 하락한 쌀값이 끝도 모르게 폭락하고 있다"며 "얼마 전 농식품부는 남는 쌀을 동물 사료용으로 공급하겠다며 쌀값 하락으로 무너진 농심을 또다시 짓밟고 말았다. 이는 이 땅 350만 농민들에 대한 모독이며, 7천만 겨레에 대한 범죄다"고 밝혔다.

 

또 전농은 "5일부터 15일까지 전국을 도보순례하며 쌀 대란의 심각성과 대북 쌀 지원 재개의 절박함을 농민들과 국민들에게 알려나가고,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자 한다"면서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지를 빼앗고 농민을 내쫓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태그:#함안보,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한대련, #전국농민회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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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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