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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민주당은 광주에서 색깔론까지 들먹거렸다. 예상을 넘어선 시민들 지지에 고무된 민주노동당과 시민사회는 "광주가 정치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28일 유권자의 선택을 확인하는 것뿐이다.

 

'텃밭은 텃밭일 뿐'이라며 싱거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과 시민사회 단일후보로 나선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는 장관 출신 장병완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따돌리며 줄곧 선두를 질주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사회동향연구소가 지난 12일과 17일, 21일 세 차례에 실시한 자동응답 여론조사 결과는 광주가 이미 민주당 텃밭이 아님을 보여줬다.

 

 

12일 실시한 1차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장병완 후보가 31.3%의 지지를 얻어 19.8%에 그친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를 10%p 이상 여유 있게 따돌려 승부는 다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2차 조사 때부터 수상한 광주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오 후보는 17일  2차 조사에서 35.5%를 얻어 장 후보(34.3%)를 1.2%p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3차 조사 때는 오 후보가 41.6%로 지지율을 기록하며 39.0%에 머문 장 후보의 차이를 조금 더 벌렸다.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진보성향의 민주노동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실전 여론조사에서 따돌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민주노동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 원인을 '부동층'에서 찾았다. 지지후보를 선택하지 못했던 '무응답층'이 선거전이 뜨거워질수록 '야4당과 시민사회 단일후보'에게 쏠리는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사회동향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1차 조사 때 42.7%에 달하던 무응답층은 2차 조사에서는 30.3%로, 3차 조사에서는 19.4%로 줄었다.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선거쟁점은 분명해져 갔다. "오만한 민주당에게 광주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민주당 일당독점 구도 심판론이 시민사회에서 출발해 광주 전역으로 번졌다. 민주당이 장 후보 인물경쟁력을 내세워 진화를 시도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초조해진 민주당은 급기야 다른 곳도 아닌 광주에서 '악수'를 두고 말았다. 광주와 민주당이 처절하게 당해온 색깔론 공세를 민주노동당에게 자행한 것이다. 김동철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정세균 대표의 핵심측근인 강기정 의원 등은 26일 기자회견문에 민주노동당을 '한나라당 2중대' '대안 없는 반미정당'이라고 색깔을 씌워 공격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를 하며 불씨가 커지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기대와는 달리 색깔론 파장은 선거 막판 가장 큰 쟁점이 되고 말았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인사들은 27일 "색깔론은 한나라당이 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5.18 민중항쟁을 욕보이는데 써먹었던 것"이라며 "'색깔론'을 들고 나온 광주 민주당의 행태는 이미 지역의 한나라당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규정했다.

 

장병완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을 뺀 야 4당과 시민사회 단일후보로 나선 오병윤 민노당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진행되고 있는 광주 남구 보궐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각도조차 두 후보진영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장병완 후보 선대본은 "시간이 흐르면서 인물론과 지역발전론이 먹혀들면서 장 후보의 상승세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 과격한 이미지의 민노당 오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주춤세를 이뤘다"면서 "10% 이상 차이의 압승을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반면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 측은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 된다는 민주당의 오만과 착각, 경천동지할 색깔론을 광주시민들은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민주화 성지 광주'에서 첫 진보정당 국회의원이 배출되는 '정치혁명'을 기대하고 있다"고 승리를 염원했다.

 

광주는 '민주당 텃밭'이라는 별칭을 계속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첫 진보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인가. 광주가 숨긴 '히든 카드'가 28일 저녁 공개된다. 


태그:#광주 남구 , #7.28보궐선거, #오병윤, #장병완,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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