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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상무지구에 있는 무각사는 큰 절이지만 광주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관광자원으로 내세울만한 문화재가 없고, 시내에 있지만 길가에선 보이지 않는 특수한 공간 탓이 크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무각사는 문화공간 로터스를 중심으로 문화강좌가 자주 열리고, 공연도 주기적으로 올려지기에 문화를 사랑하는 대중들에겐 익숙한 공간이다.

 

지난 23일에도 문화공간 로터스의 야외 테라스에선 '로터스, 작가를 만나다'란 제목으로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강사 고미숙 선생은 고전평론가 겸 연구공간 수유+너머 연구원으로 참 공부의 의미를 설파하는 전도사이기도 하다.

 

고미숙 선생은 우리 아이들의 실태를 문제 삼으며 말문을 열었다. "요즘처럼 너무 쉽게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세상에서는 아이들의 면역체계가 떨어진다. 그래서 난 아이폰이나 인터넷을 지옥으로 가는 열차라고 생각한다."

 

고미숙 선생은 이런 디지털 방식의 삶이 인간 간의 소통을 막고, 아이들의 몸을 망치고 있다고 염려했다. 특히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지내는 아이들은 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남의 말을 경청하는 법을 잊게 된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남에게 무관심해지고 결국 사회에 나가면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걱정한다.

 

공부는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선생 강연의 요지였다. "성인의 경지는 대자유(大自由)를 추구하는 삶에 이르는 것을 말하는데, 대자유의 삶이란 우주와 내가 완벽하게 순환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즉, 개인적인 영달만을 위한 공부 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자녀를 재물삼아 입시에만 올인하려는 우리 학부모들의 태도를 비판하였다. 아이의 인생 전체를 기획한다는 차원에서 아이가 비전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이끌어야지, 돈 많이 벌 수 있는 학과에만 올인하면 자식을 너무 왜소하게 키우는 것이라고 염려한다.

 

이를 위해 부모가 가정에서 할 일은 아이를 긍정하고, 아이에게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고 선생은 내가 존귀하다고 생각해야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남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니체의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란 경구를 인용하며 공부의 참 뜻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문화공간 로터스에서는 8월 중에 수유+너머와 함께 하는 인문학 서당을 개최한다.

 

제   목: <몸으로 익히는 공부, 고전에서 배우는 삶>

기   간: 2010년 8월 9일~8월 13일 (5일 간)

시   간: 오전 9시 ~ 12시 (그리고 점심)

모   집: 초등 저학년반, 초등 고학년반, 중등반 선착순 각 25명

수강료: 10만원 (점심 포함)

문   의: 062-383-0070


#무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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