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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서형원 과천시의원 당선자, 김달수 경기도의원 당선자, 이상이 제주의대 교수,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 김성환 노원구청장 당선자가 참석한 가운데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의 사회로 열렸다.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서형원 과천시의원 당선자, 김달수 경기도의원 당선자, 이상이 제주의대 교수,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 김성환 노원구청장 당선자가 참석한 가운데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의 사회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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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민심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해서가 아니다. 과거에도 심판론은 크게 작동했다. 그럼 투표 결과가 여론조사 결과를 확 뒤엎어서? 이것은 '뉴스'지 역사적 의미를 갖는 일은 아니다.

내 일상과 내 자식의 먹을거리와 교육 그리고 환경과 주거 등 생활정치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첫 번째 선거, 6·2지방선거는 그런 의미를 갖고 있다.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 표현을 빌려 정리하면 "의제가 개발에서 복지로, 경제에서 사회정책으로 바뀐, 복지공약과 생활 정치가 쟁점으로 부각된 역사상 첫 번째 선거"가 바로 6·2지방선거였다. 불과 2년 전, 뉴타운과 대운하 등 개발 의제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곧바로 표로 연결됐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거대한 전환'이 이뤄진 셈이다.

그렇다면 개발을 누른 육아, 교육, 급식, 의료 등 생활정치의 주제들은 앞으로도 계속 왕성한 생명력으로 살아 꿈틀거리게 될까, 아니면 채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그 생명을 다하게 될까? 혹시 순식간에 다시 '삽'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는 건 아닐까?

"생활정치는 양날의 칼, 잘 못하면 엄청난 부메랑 될 것"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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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 '삽보다 사람' 마지막 편 '토론회 -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28일 오후 <오마이TV>로 약 1시간 30분 동안 생중계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김용익 서울대 교수, 김성환(민주당) 노원구청장 당선인, 이상이 제주대 의대 교수, 김달수(민주당) 경기도의원 당선인, 서형원(무소속) 과천시의원이 참석했다. 사회는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맡았다.

우선, 김용익 교수는 갑자기 현실이 된 생활정치의 앞날을 낙관적이지 않게 봤다. 시작하자마자 왜 물부터 흐리냐고? 김 교수가 우려하는 근거는 이렇다.

"생활정치는 양날의 칼이다. 잘 하면 좋지만, 국민들이 실망하면 엄청난 부메랑이 될 것이다. 생활정치는 진보성향의 인사들이 당선됐다고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생활정치에 대한 우리의 역량은 제한돼 있다. 당선인들이 막연하게 자만심 가지고 일을 하면 실패는 필연적이다. 진보성향의 당선인이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 교수는 "6·2지방선거에서는 선거연합 후보가 많이 당선됐는데, 결국 그 수명은 2012년 총선까지 약 1~2년 정도에 불과하다"며 "상황이 이런 만큼 단 시일 내에 생활정치가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소 거칠게 정리하면 2008년 개발 의제가 2010년 생활정치로 대체됐듯이, 다음 총선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않으면 생활정치 역시 거품처럼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상이 제주대 교수 역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지지와 열망이 총선이나 대선이 아닌 지방선거에서 터져나왔다"며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지만, 시민들의 기대는 커져 있어 뭔가 압축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2년, 새로운 주체 형성과 더불어 가시적 성과 내야"

이상이 제주의대 교수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이상이 제주의대 교수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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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교수는 "서민과 중산층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시적이고 실제적인 '콘텐츠'를 내놔야 한다"며 "다음 총선 때까지는 뭔가 성과를 남겨야 시민들이 다시 한 번 표를 준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2지방선거에서 직접 뛰었고 또 당선된 '선수'의 견해도 다르지 않았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당선인은 "야권 단일화를 이룬 지역에서는 공동 지방정부를 만들어 삽보다 사람이 낫다는 초유의 실험을 해야 한다"며 "'디자인 서울'과 '사람 중심의 서울'이 구체적인 예산과 정책으로 출동할텐데, 체계적인 준비와 지원이 없으면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 그렇다면 생활정치의 장기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김달수 경기도의원 당선인은 "지방자치가 생활과 가까이 있고 생활을 바꿔내는 제도라는 걸 주민들이 실감케 해야 한다"며 "주민 참여를 통한 '체감 정치'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당선인은 "현장에서 구체적인 세상을 보고, 또 동네에서 세상을 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시간이 좀 걸려도 직장과 가정의 거리를 단축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노원구 주민 등 많은 직장인은 매일 출퇴근으로 2~3시간 허비하는데,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복지 서울'은 회의적이다"며 "기존의 도시 개발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질울 만드는 지역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형원 과천시의원은 정책 보다는 '주체 형성'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집권한 사람들이 좋은 정책을 실행하는 건 한계가 명확하다"며 "이슈나 특정 정책 집중보다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주체 형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용익 교수는 "자치단체장 당선인이 어떤 리더십과 비전을 갖고 있느냐가 진짜 중요하다"며 "(생활정치의 장기 지속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자면, 현재 무상급식이 약속이 돼 있는데, 진보 쪽에서 이걸 지키지 않으면 굉장히 곤란한 처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왼쪽부터) 김달수 경기도의원 당선자, 이상이 제주의대 교수, 서형원 과천시의원 당선자, 김성환 노원구청장 당선자,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사회),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생활정치의 성공모델 어떻게 이룰 것인가'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왼쪽부터) 김달수 경기도의원 당선자, 이상이 제주의대 교수, 서형원 과천시의원 당선자, 김성환 노원구청장 당선자,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사회),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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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교수는 "무상급식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이슈이고 (각 자치단체장들은) 여기에 지역 특색에 맞는 정책을 최소한 한 가지씩은 더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정치의 장기 지속? 무상급식 + 알파가 필요하다"

이상이 교수 역시 '무상급식 + 알파'를 강조했다. 그는 2년 뒤의 총선을 염두한 듯 계속 '가시적인 성과'를 강조했다.

"앞으로 2년 이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책임이 당선인들에게는 있다.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뚜렷한 진보 개혁적인 비전과 철학을 확고하게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대표 상품' 한두 가지를 주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생활정치의 지속 가능한 담보물이 될 것이다."

6·2지방선거가 끝난 뒤 재선에 성공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측은 "진보도 이제 시험대 위에 올라섰고, 앞으로 평가도 냉정할 것"이라며 "이제 진짜 실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다. 바야흐로, 개발과 생활정치가 대결을 펼치는 시대가 왔다. 둘은 다시 총선과 대선이 열리는 2012년에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생활정치가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되느냐, 마느냐는 진보개혁 진영 하기에 달려 있다.


태그:#생할정치,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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