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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등 5개부처 장관(차관)들이 2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201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등 5개부처 장관(차관)들이 2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201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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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인내심을 가져달라."

24일 "서민 체감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는 지적에 대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답변이다. 그는 "경제 지표가 좋아진 뒤에 서민 체감 경기가 좋아진다, 시간이 필요하다"며 "취업자 수가 늘어나 온기가 (취약계층에)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1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견장에서 5개 부처 장관(차관)들은 "서민생활 안정"을 유난히 강조했다. 윤 장관은 "올해 5.8%의 경제성장이 전망된다"고 강조한 뒤, "하반기에는 서민생활 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구호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발표되거나 시행되고 있는 내용이 주를 이뤘고, 아직 수립되지 않은 정책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속 있는 서민정책을 묻는 취재진의 지적에 "선거에서 악용됐고, 성과가 희석됐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5.8% 전망... "위기극복 모범사례 평가"

이날 브리핑의 주된 분위기는 '자화자찬'이었다. 윤증현 장관은 상반기 경제정책 성과와 예상치를 웃도는 하반기 전망치를 발표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회복세를 이뤄냈다, 국제 사회에서 위기극복의 모범사례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친서민정책으로 서민생활이 안정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내수와 수출의 동반 호조로 1/4분기 8.3%의 경제성장률(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을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가와 부동산 시장 안정도 정부가 잘한 경제 정책으로 꼽았다. 공공요금 안정 노력으로 2월 이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고, 보금자리주택 등으로 집값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밝힌 올해 경제지표는 온통 장밋빛이다. 윤증현 장관은 "올해 경제성장은 당초 전망치(5%)보다 높은 5.8% 성장이 예상되고, 고용 역시 경기회복과 일자리 대책의 효과로 당초 전망(25만 명 증가)을 웃도는 30만 명의 고용증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는 보수적 전망치로서 이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당초 예상한 150억 달러와 3% 내외 수준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2011년에도 경제성장(5% 내외), 고용 증가(25만 명), 경상수지 흑자(70억 달러), 물가 상승(3% 내외) 등의 경제지표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경제의 안정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거시정책 기조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과 관련, 윤 장관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흐름, 물가상승, 금융시장 동향을 검토한 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밖에 ▲가계 부채 안정적 관리 ▲기업 구조조정 촉진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강화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등을 하반기 역점 추진 사안으로 꼽았다.

쏟아진 친서민정책... "전략적 인내심 가져달라"

2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1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견장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2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1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견장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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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견장에는 '친서민 정책'이 쏟아졌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통한 의료비 경감 등으로 서민생계를 안정시키고, 일용직의 국민연금 가입 확대 등의 사회안전망 확충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진짜' 친서민 정책은 안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증현 장관은 서민 체감 경기 회복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시 지표가 개선돼야 체감경기가 개선된다"며 "경제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저소득층은 경제가 좋아지면 그 혜택을 가장 나중에 받는다, '전략적 인내심'을 발휘해 달라,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서민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물가 상승과 관련, 윤 장관은 "생필품 가격 등을 점검하며 물가 안정에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취재진이 "공공요금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윤 장관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이어 "취업자 수가 늘어나면서 온기가 전체적으로 (취약계층 등 경제전반으로) 퍼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며 "선거로 인해 (현 경제상황이) 잘못 악용됐고, 성과가 희석됐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와 노동부는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 방향을 강조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4대강 사업과 관련, "보 준설이나 댐 착공 등 금년 내 계획된 공정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면서 파견업종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 장관은 이어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 속에서 오는 7월 1일 시행되는 근무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에 대해 "협의를 하겠지만, 불법 부당한 요구에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처 간에 혼선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기획재정부는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영리병원 도입 의지를 나타냈지만,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비 부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시간이 걸린다"고 제동을 걸었다.


태그:#201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친서민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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