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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와 태안군이 태안 신두리에서 개최하는 대형 문화 콘서트 행사를 공모 절차 없이 관광사업자 친목모임체인 '충남관광협회'에 위탁을 맡겨 선심성 논란이 일고 있다.

 

태안군은 오는 7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 간 태안 신두리 사구 주변에서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 일환으로 2010년 '태안환경대축제'를 열 예정이다. '태안 신두리에서 특별한 하룻밤'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행사에는 총 3억 원의 예산(도비 1억5000만 원, 군비 1억5000만 원)이 쓰이며 개막행사, 전시행사, 체험행사, 공연행사 등이 계획돼 있다.

 

공모 절차 생략 등 석연치 않은 밀실행정

 

논란은 태안군이 대형 환경문화축제 행사를 사전 사업 공모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관광사업자들의 친목모임인 (사)충남관광협회에 위탁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일기 시작했다. 충남관광협회는 '충남도내 관광사업인의 유대강화 및 친목을 도모하고 관광객 유치 증대에 전력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태안군은 처음부터 기획제안서 공모 등 공개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충남관광협회와 대전일보사에 한해서만 신청자격을 부여하는 석연치 않은 밀실행정을 보였다. 다른 문화 관련단체에는 아예 공모자격을 알리지 않은 것. 

 

이에 대해 태안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올해 초 충남도를 통해 전문위탁 단체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충남관광협회'가 작년에도 충남도로부터 문화 콘서트 행사를 위탁받은 사례를 알고 협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월경 충남관광협회(배재대 관광이벤트연구소와 공동)와 대전일보사(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공동)로부터 행사기획 제안서를 제출받았다"며 "이중 대전일보사의 경우 도중 사업제안 설명 등을 포기해 위탁기관 선정심의위원회를 통해 충남관광협회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충남도, 공모과정 불투명하지만 관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충남관광협회는 태안군으로부터 3억 원에 사업을 위탁 받은 후 1500만 원 가량의 위탁 수수료를 뗀 후 이를 다시 '배재대 관광이벤트연구소'에 맡겼다. '배재대 관광이벤트연구소' 본부장은 신아무개 전 충남도문화관광진흥과장(2005년 명예퇴직)이 맡고 있다. 결국 충남관광협회의 경우 환경문화축제를 재하청을 주듯 사업을 넘기는 방법으로 수수료를 챙기고 공연사업 이력까지 보태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사전에 태안군에 사업자 선정을 공개경쟁입찰이나 공모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하도록 구두요청 했지만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전적으로 사업자 선정 및 행사 전체를 태안군에서 진행해 충남도가 관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비로 사업비의 절반(1억5000만 원)을 태안군에 지원하면서 불투명한 사업추진 과정을 묵인한 것이어서 뒷말이 일고 있다.   

 

충남민족예술총연합회 관계자는 "충남에만 전문 문화 환경축제 기획 경험과 역량이 있는 단체만 수십 여 곳에 이른다"며 "환경문화행사를 사업연관성이 없는 관광협회에 사업위탁을 한 것은 특혜이자 선심성"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특혜이자 선심성... 끝까지 문제 삼을 것"

 

 

충남참여자치시민연대 조상연씨는 "문화행사를 공모절차 없이 관광회사 친목모임체와 사전에 협의된 특정이벤트 연구소에 맡긴 것은 누가 봐도 특혜의혹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1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끝까지 사업진행 과정을 살펴 따져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충남도는 지난해 7월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주민들의 기름 유출 상처를 보듬어 주자는 취지에서 열린 '서해안의 기적, 국민이 희망이다'라는 주제의 대형 콘서트(행사비 2억여원)를 사전 공모절차 없이 민간경상보조 형태로 (사)충남관광협회에 위탁한 바 있다. 충남관광협회는 당시에도 충남도로 부터 사업을 위탁 받은 후 일정금액을 제하고 이를 다시 서울에 있는 전문 기획사에 맡겼다.

 

당시 충남도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충남도 관련 조례에 '지역관광사업자단체에 위탁사업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있어 충남관광협회를 사업위탁단체로 선정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관련 지방재정법은 공모하지 않고 개인이나 사설단체에 민간경상보조금을 지원하는 경우를 '보조금을 지출하지 않으면 사업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사업을 수행할 대상자가 한 단체밖에 없거나 사업추진 능력이 객관적으로 탁월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태안군이 마련한 '태안환경대축제'는 신두리 사구탐방, 에코정령 퍼포먼스, 갯벌 도예체험, 인형극, 특산물 음식 장터 등으로 계획돼 있다.


태그:#충남관광협회, #충남도, #태안군, #밀실행정, #환경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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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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