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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시험지 인천 ㅈ초에서 지난 토요일 치른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시험지. 인천의 사설업체에서 제공한 것으로 ㅅ초에서도 28~29일에 치를 예정이었으나 취재가 시작되자 취소했다.
▲ 모의고사 시험지 인천 ㅈ초에서 지난 토요일 치른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시험지. 인천의 사설업체에서 제공한 것으로 ㅅ초에서도 28~29일에 치를 예정이었으나 취재가 시작되자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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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를 대비하는 일선 학교의 파행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인천지역 일부 초등학교가 다음달 13~14일로 예정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아래 일제고사)에 대비해 6학년들에게 사설업체에서 제공한 모의고사를 보게 하거나 문제집을 사주고 0교시를 이용해 풀도록 하는 등 파행적인 학사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의 ㅈ초는 토요일이던 지난 19일 1~4교시까지 사설업체가 제공한 시험지로 모의고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정규수업을 하지 않고 진행한 것이어서 일제고사를 대비한 교육과정 파행에 해당한다.

이 학교 ㄴ교장은 "(모의고사 시험지를)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 (모의고사를 치른 사실도) 전혀 모른다"라며 처음에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잠시 후 "알아보니 학년부장이 열심히 일제고사를 준비, 지도하는 과정에서 교육과정을 편법으로 운영한 듯하다. 학년부장에게 사유서를 쓰라고 했다. 잘 좀 봐 달라"면서 모의고사를 치른 사실을 인정했다.

사실상 하루치의 정규수업을 없애고 모의고사를 치르는 교육과정 운영이 학교장의 결재 없이 부장교사의 독단으로 처리가 가능한지를 묻자 ㄴ교장은 "하루에 두세 번씩 학급을 도는데 아이들이 조용히 문제를 풀고 있어 수업을 하는 줄 알았다. 교실에 들어가 봤어야 하는데 제 실수다"라며 결백을 강조했다.

또 다른 ㅅ초의 경우 사설업체가 제공한 모의평가 시험지로 오는 28일과 29일에 걸쳐 일제고사를 대비한 모의고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루 만에 5과목(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을 다 볼 경우 정상 수업이 불가능해 교육과정 파행에 따른 부담이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 이틀간의 일정을 계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취재가 시작되자 21일 오후 이 학교 ㅈ 교장은 "안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사들이 출제한 문제로 매월 실시해 온 총괄평가 형식의 시험은 예정대로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설업체 모의고사 대신 작년치 시험지를 인쇄해 예정된 시험을 치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ㅅ초는 일제고사에 대비해 지난 4월부터 6학년을 대상으로 교과 과정(4-6학년)을 복습한 후 교사들이 출제한 문제나 지난해 문제지로 계속 시험을 치러온 것으로 전해졌다. ㅈ교장도 "선생님들이 출제한 문제로 총괄평가를 계속 봐왔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시험 횟수가 많은 것에 따른 학생들의 부담에 대해 ㅈ교장은 "인천이 (일제고사 성적이) 저조하지 않나. 전국에서 제일 꼬래비(꼴찌)다. 학생들도 힘들지만 선생님들도 열심히 한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시험지 박스 오는 28일과 29일에 걸쳐 일제고사를 대비한 모의고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던 인천 ㅅ초에  사설업체에서 제공한 모의평가 시험지 상자가 쌓여있다.
▲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시험지 박스 오는 28일과 29일에 걸쳐 일제고사를 대비한 모의고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던 인천 ㅅ초에 사설업체에서 제공한 모의평가 시험지 상자가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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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교시 이용, 일제고사에 대비

ㅊ초는 교사들이 문제를 뽑아서 만든 일제고사 대비용 문제집을 학교 예산으로 제작해 나누어주고 0교시를 이용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풀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0교시를 이용해 일제고사에 대비하고 있는 학교는 ㅊ 초 말고도 ㅅ초, ㄷ초 등 인천 지역 상당수 초등학교가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ㅂ 초에서는 사설업체에서 지원했다는 200여만 원 상당의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문제집 200여 권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풀도록 했으나 일부 교사는 나눠주고 다른 교사들은 나눠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ㅊ 출판사에서 발행한 이 책은 모두 증정용 비매품으로 학생용 정가는 9000원. 시중에서 판매하는 문제집이다.

이 학교 ㅊ 교감은 "파는 걸 구입한 게 아니라 비매품을 무료로 얻은 것으로 안다. 우리 학교에서는 (해당 업체에서) 책을 사거나 거래를 하지 않는다"면서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풀도록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거래를 한 적이 없는 업체에서 200여만 원에 해당하는 교재를 무료로 제공한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인천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은 "해당 사설업체에서 지역 상당수의 초등학교에 문제집과 시험지 등을 제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사설업체 영업 담당 관계자는 "(모의고사 시험지 등은) 샘플링으로 준 것이며, 다른 내용은 영업 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ㅂ초에서는 사설업체에서 지원했다는 200여만 원 상당의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문제집 200여 권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풀도록 했다.
 ㅂ초에서는 사설업체에서 지원했다는 200여만 원 상당의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문제집 200여 권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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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인천#모의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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