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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 이것밖에 없는 게 아닐 것이다. 콘크리트 옹벽을 저렇게 높이지 않아도 된다. 홍수 때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낮은 교량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관성도 문제다. 행정편의로 한 것 같다."

경남 창원 팔용동 홈플러스 인근 창원천에 한창 진행 중인 콘크리트 옹벽공사 현장을 본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가 한 지적이다. 창원시가 두 대교(창원대로)~두대1교~두대2교(명곡광장) 사이 700m 창원천 양쪽 가장자리에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가 19일 창원천의 콘크리트 옹벽 공사 현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가 19일 창원천의 콘크리트 옹벽 공사 현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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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천에 설치되고 있는 콘크리트 옹벽은 도로에서 1미터 높이로 조성되고 있다.
 창원천에 설치되고 있는 콘크리트 옹벽은 도로에서 1미터 높이로 조성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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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폭우로 인근 지역에서 침수가 발생해, 창원시 재난관리과가 수해 예방을 위해 옹벽을 설치하고 있다. 콘크리트 옹벽은 홍수 때 하천 물의 범람을 막기 위해 도로에서 1m 높이로 시공되고 있다. 창원시는 7월 20일경 완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콩크리트 옹벽이 창원시·환경부가 200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창원시는 정부 지원을 받아 200억 원을 들여 창원대~남천 구간 7.8km 구간의 창원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갖가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공사 현장을 살펴본 박재현 교수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창원천을 가로지르는 3개의 교량 높이가 옹벽 높이보다 낮은 것. 홍수 때 하천에 물이 차면 옹벽보다 낮은 교량으로 물이 넘어갈 수 있어 옹벽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다.

창원시는 창원천 하류 700미터 길이에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창원시는 창원천 하류 700미터 길이에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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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천 콘크리트 옹벽은 도로에서 1미터 높이로 설치되고 있어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창원천 콘크리트 옹벽은 도로에서 1미터 높이로 설치되고 있어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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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홍수 예방 목적이라면 낮은 교량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교량을 더 높이지 않는다면 옹벽으로 인한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교량의 변화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천은 마산만으로 물이 흘러 들어가며, 옹벽 공사가 진행되는 곳은 창원천 하류에 해당한다. 창원천은 마산만의 밀물·썰물에 영향을 받는다. 박재현 교수는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크게 날 때 창원천에서 홍수가 나면 제일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재현 교수는 "하천 옆에 도로가 있어 하천폭을 넓힐 수 없다. 고수부지 면적을 줄이는 방법이거나 유하면적을 넓히는 방법이 되어야 한다"면서 "옹벽이 1m 높이다 보니 운전자들이 하천을 볼 수 없게 되어 경관을 살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콘크리트 옹벽을 높이 설치할 게 아니라, 하천 옆에 있는 공원을 제방처럼 언덕을 만들어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주변 환경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시설물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콘크리트 옹벽은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역행한다.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수생태 환경을 파괴하게 된다"면서 "옹벽을 설치할 경우 창원천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람사르생태공원'과 완전히 단절된다"고 말했다.

창원천 바로 옆에는 '람사르 생태공원'이 있는데, 환경단체는 콘크리트 옹벽으로 하천과 공원이 완전 차단될 것이라고 했다.
 창원천 바로 옆에는 '람사르 생태공원'이 있는데, 환경단체는 콘크리트 옹벽으로 하천과 공원이 완전 차단될 것이라고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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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재해방지시설은 하천기본계획에 맞추어서 한다. 현재 교량은 중앙 부분은 높고 가장자리 부분은 조금 낮다. 당장 교량 시설을 새로 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교량을 다시 놓을 때는 기본 계획에 맞춰서 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교량으로 물이 넘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태하천복원사업과 관계없이 설치하는 시설물로, 작년에 수해가 나서 물이 도로를 넘어 인근 상가에 침수되었다"면서 "옹벽은 재해예방시설이기 때문에 재해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 하는 시설물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콘크리트는 실제로 80cm 가량만 보이도록 할 것이다. 도로에서 보면 경계석을 놓고 화단을 조성하고, 하천 쪽에는 넝쿨을 심어 옹벽이 보이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창원천 콘크리트 옹벽 공사와 관련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뒤 조만간 창원시청을 항의방문하고 따질 예정이다.

창원천에는 콘크리트 옹벽 설치 공사가 한창인데, 못이 박힌 나무가 발견되기도 했다.
 창원천에는 콘크리트 옹벽 설치 공사가 한창인데, 못이 박힌 나무가 발견되기도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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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창원천, #생태하천, #창원시, #박재현 인제대 교수, #마상친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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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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