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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로 경남 산청군에 있는 간디학교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철폐'와 '최보경 국사교사 무죄'를 주장하며 번갈아 점심을 굶는 릴레이 단식(학교 수업이 없는 토일과 공휴일은 제외함)을 벌인 지 300일이 됐다. 릴레이 단식은 2008년 9월 3일 남호섭 간디학교 교사가 굶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른 교사와 학생들이 동참하면서 시작되었다.

 

남호섭 교사는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첫날 단식하는 것을 학생들이 보고 다음 날부터 한두 명씩 동참하기 시작했다"며 학생들의 릴레이단식은 최보경 교사가 무죄가 되는 날까지 계속될 것임을 은근히 드러냈다.

 

 

간디학교 학생들의 릴레이 단식은 교무실 아래에 있는 작은 공간에서 진행된다. 날마다 점심시간에 순번을 정해 서너명의 학생이 점심을 굶으며 비망록을 쓰는 것으로 진행된다. 한끼 점심을 굶는 것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나 이들이 남긴 비망록에는 배고픔과 맛있는 점심 메뉴에 대한 글들이 주를 이룬다.

 

300일을 맞이하여 진행된 이날 릴레이단식엔 평소와는 달리 순번이 아님에도 참가하는 학생들이 많았으며, 일부 교사들도 릴레이 단식에 참가하였다. 특히 이날 점심 메뉴로는 불고기가 나왔는데, 단식을 하는 도중에 불고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학생들도 있었다.

 

 

약 3년간 진행된 간디학교 학생들의 릴레이 단식 300일을 맞아 합천군에서 농사를 짓는 서정홍 시인이 참가하였다.

 

서정홍 시인은 모내기를 하다가 왔다는 인사말과 함께 "화분에 물을 주는 것은 지구 전체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며 "여러분들이 한 끼를 굶는 것은 세상의 평화를 위한 것이며, 학생으로서 남에게 아무런 피해를 안 주고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어른으로서 미안하다"며 겸손한 말을 남겼다.

 

학생들의 릴레이 단식에 최보경 교사는 "100일, 200일, 300일을 기념해야 할 일이 아닌데 이렇게 되고 있다"며 웃을 뿐이었다.

 

 

참고로 간디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2003년 '이라크 파병 반대'를 주장하며 한 달 가량 릴레이 단식을 벌인 적이 있다. 또 2004년 11월에는 10여명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며 진주 ~ 함양간 3호선 국도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를 본 운전자들은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기도 하였으며, 산청성당에서 신부들이 녹차와 빵을 가져와 나눠먹기도 했고, 산청민중연대 회원들이 같이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릴레이단식 외에 간디학교 학생들은 2008년 9월 2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벌어진 최보경 교사의 첫 공판 때 '무죄'를 주장하는 뜻으로 흰옷을 입고 방청했으며, 그 뒤로 이른바 '흰티몬과 함께'라는 이름으로 금요일마다 '흰티 입기'를 하고 있다. 또 '공판 방청하기', 'BK love 뱃지 달기' 등을 하고 있으며, 달마다 진주 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와 최보경 교사의 무죄를 알리는 촛불문화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 촛불집회는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최보경 간디학교 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1심 공판을 진행중이며, 오는 15일 제 15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마이뉴스코리아에도 보냅니다.


태그:#릴레이단식, #국가보안법, #최보경, #간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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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말이 적어야 하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적어야 한다. 현주(玄酒)처럼 살고 싶은 '날마다 우는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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