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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유일의 자연숲 성미산
 

성미산은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작은 산이다. 산이라고 하기엔 민망하지 않느냐고 되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성미산은 녹색공간이 부족한 서울시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먼저 북한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생태축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2001년 생태보전시민모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미산 지역 대부분이 서울시가 구분한 비오톱(생명체들의 서식공간, biotop) 등급 중 "대상지 전체지역에 대하여 자연보호가치가 있는" 1등급에 해당한다.

 

이 뿐만 아니라 동 연구에서 성미산에 서울시가 지정·고시한 보호종 가운데 오색딱다구리를 비롯해 박새, 꾀꼬리, 족제비 등 4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2009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존대상지 시민공모에서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 - 이곳만은 꼭 지키자"로 산림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3분이 1이 잘려나기 일보직전인 성미산

 

마포구 유일의 자연숲 성미산이 위기에 처해있다. 홍익재단이 성미산에 홍익 초중고를 이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환경이 우리 삶의 절체절명의 가치가 된 지금, 그것도 환경도시를 주창하는 서울시에서 산을 깎아서 학교를 짓는 행태는 적절치 않다는 상식을 뒤엎고 마포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서울시교육청은 홍익초중고의 학교 이전 건축을 허가했다.

 

먼저 마포구청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 이 땅을 학교부지로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 의회 시정 질의에서 주민들과 충분히 상의하고 만일 협의가 여의치 않을 때는 대체부지 마련도 고민하겠다는 의사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단 한 차례의 간단한 소개모임을 하고 난 뒤, 충분히 협의했으니 허가를 하겠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마포구청이 성미산대책위에 보낸 공문의 제목은 <대화의 장 참석요청>이었으며, 실제 만남도 상견례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기습적으로 안건을 상정, 심의하여 홍익학원의 학교 이전을 승인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테니스장만한 운동장을 가진 학교를 인가한 데 이어 안 그래도 비좁은 성서초등학교 학생들의 진입로에 홍익초중고의 스쿨버스까지 다닐 수 있도록 허가하여 사학재단의 이익을 위해 공립학교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외면함으로써 아이들의 건강권과 행복권을 저버렸다. 담당 공무원은 홍익재단의 말만 믿고 실사조차 나오지 않았다. 

홍익재단은 금싸라기 땅인 홍대 내부의 초중고를 자연숲 성미산에 옮겨 막대한 차익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게다가 홍대가 현재 학교를 지으려는 땅은 한양재단과 홍익재단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제 3자 사이의 단 3개월간의 거래 과정에서 무려 170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해 현재 검찰이 조사 중이다.

 

성서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권 심각하게 위협

 

홍익초중고가 들어오려고 하는 땅 바로 옆에는 성서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에서는 홍익학원의 학교 건축계획안을 검토 후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 지난 2월 말에 성서초등학교 비상대책위를 꾸려 활동해왔다. 이러한 성서초교 학부모들의 반대와 마포구청의 재협의 요구로 서울시교육청은 홍익학원에 건축계획안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홍익학원은 건축계획안을 수정 제출하였으나, 성서초등학교 비상대책위는 홍익학원 수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자전거도로, 인도에 여전히 두 개의 차량 출입구가 생기는 것은 학생들의 안전에 위협을 준다는 이유에서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학부모들의 반대요구에도 불구하고 5월 20일 홍익학원 학교사업 실시계획인가를 내린 것이다. 성서초등학교 비상대책위는 아이들의 통학권,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을 가볍게 여기는 교육청의 처사와 학교와 신축될 현장을 한 번도 찾아와보지도 않은 채 허가를 내주는 탁상행정을 규탄하고 있다.

 

서울시는 성미산을 지키고 홍익초중고등학교 이전할 수 있는 대안 찾아라

 

성미산생태보전과 생태공원화를 위한 주민대책위(이하 성미산주민대책위)는 성미산 전체가 자연 그대로 지켜지고, 전체가 생태공원이 되어 우리 후대까지 남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홍익재단의 홍익초중고  성미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성서초등학교 아이들이 안전한 등굣길을 보장받아 그들의 건강권과 행복권이 지켜져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서울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학교가 필요한 지역의 대체부지를 찾아 홍익초중고가 이전할 수 있도록 중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성미산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러한 요구를 표현하기 위해서 지난 5월 24일부터 매일 오전에 일인시위를 하고, 매일 밤 8시에 지역에서 작은촛불문화제를 하며, 집회 캠페인 등 여러가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성미산주민대책위는 "이명박 정부는 자연과 녹색을 강조하며 그것을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말을 해왔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환경시장을 꿈꾸고 서울시를 환경도시로 만들겠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녹색과 환경을 최고의 가치인 양 말하는 대한민국 서울시가 2010년 작지만 아름다운 마포구의 산 하나를 온전히 지킬 수 없다는 현실에 분노한다"고 말한다.

 

오늘도 성미산마을 주민들은 4시 홍대 정문앞에서 집회를 한다. 이번에는 성미산을 지키려는 대책위의 노력에 공감한 인디밴드들이 합류해서 함께 인디밴드 공연을 보면서 성미산지키기를 호소한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성미산 지키기에 공감하시면 다음 아고라 청원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93289 에 한마디 남겨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태그:#성미산지키기, #성미산, #홍익재단, #오세훈,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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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의 회원으로 언론모니터를 시작하여 민언련 모니터부장, 협동사무처장, 사무처장, 공동대표 등으로 언론개혁운동을 했습니다. 현재는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으로 인권 관련 미디어비평을 하고, 매주 일요일 8시 유튜브 <뭉클했슈>를 통해 작은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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