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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부처님 오신날(지난 5월 21일), 나는 여느 해보다 많은 사찰의 연등 순례를 하였다. 새벽 일찍 집을 나와 금정산의 범어사와 금강암에서 연등 구경하고 다시 지하철 타고 장산의 석태암과 폭포사 연등 구경하고 걸어서 기장군의 안적사 연등을 구경하고 늦은 오후에 와우산 자락의 해월정사의 연등을 구경했다.

 

<팔만대장경>에 '등불은 바람 앞에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과 같다'고 적혀 있다. 이처럼 사찰마다 걸린 연등 빛깔이 우리 각각의 다른 마음의 빛깔처럼 다르게 다가왔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낡은 내 디지털 카메라가 한 번의 고장도 없이 연등 사진을 잘 찍게 도와 주었던 것이다. 내 생각에는 명암도 이만하면 선명하고 사진이 좋아 내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계획된 연등기행은 아니었다. 그냥 연등이 좋아서 이 절집 저 절집 옮겨 다니다 보니 하루 만에 무려 6개의 사찰을 돈 셈이다. 올 해 만큼 이렇게 연등 구경을 많이 한 적도 없고 내 인생에 이렇게 아름다운 연등 기행도 처음이다. 그렇다고 내가 특별한 불교 신자인 것은 아니다. 

 

여섯개도 넘는 절집을 찾아 다니며, 카메라에 사월초파일의 사찰 연등들과 각양각색의 사람 표정들도 담아보았다. 색색의 고운 연등을 바라보면서 내 어두운 영혼이 점점 밝아오는 기분이었다.

 

신록의 나뭇가지에 걸린 연등행렬은 여행길 같은 인생의 길잡이 등불처럼 다가왔다. 나는 색색의 고운 연등중 하나를 마음에 품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떠오르는 학교 선배이기도 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명복을 위해 두 손 모아 합장 올렸다.

 

덧붙이는 글 | 지난 5월 21일 다녀왔습니다.


태그:#연등 기행, #사월초파일, #석태암, #오색 연등, #부처님?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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