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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이네요. 4월 10일~ 4월 11일 여주군 점동면 삼합리 일대에 자생하던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들을 대체서식지로 옮기겠다며 다 뽑아버린 게 말이죠. 그때 충북 보은에서 오신 아주머니들이 작업을 하셨는데요.

 

단양쑥부쟁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요성을 알고 하시는 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저 시킨대로 뽑고 계실 뿐이었죠. 그때 현장 관계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해당지역에서만 10만본이 나와 서식지를 다시 계획해야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이식된 단양쑥부쟁이가 어떤 상태일지 심히 궁금해 며칠 전 접근이 금지된 대체서식지를 찾았습니다. 이미 한 달이 다 된 상태라 살든 죽든 어느 정도의 경과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심은 지 한 달이 됐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그리고 죽은 것들도 상당했죠. 하루 전에 비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라버렸다는 것은 뿌리까지 이미 죽었다는 것을 의미했죠.

 

비가 와도 말라비틀어 죽은 단양쑥부쟁이 2656개 

 

공식적으로 대체이식된 개체는 3만6000개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장에서 세어보니 대충 맞는 것 같더군요. 살아있는 것은 다 세지 못하고 죽어있는 것들을 한 개 한 개 셌습니다. 결과는? 2656개가 완전 말라죽어 있었습니다.

 

어설프게 마른 것은 나중에 말이 나올까 싶어서 아예 세지도 않았죠. 만약 그것들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삼합리에서 만난 관계자가 10만개 정도 나왔다고 했으니 나머지 6만개 정도는 행방불명 상태입니다.

 

 

대체 서식지는 초록색 그물담장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이곳은 잔디와 나무를 키우는 조경회사 안 입니다. 사유지로 4대강 공사에서 빠진 곳이지요. 50m*50m 정도 되는 공간에 약 1만7000~1만8000개를 심은 듯 합니다.

 

환경활동가들이 개체수를 직접 센 것이지요. 줄 간격을 맞추어 심은 듯하지만 군데군데 이가 빠져있습니다. 참고로 주변에 큰 나무들은 이 지역에 자생하는 나무들이 아니라 조경회사에서 키우는 것들입니다.

 

일반인은 죽일 듯 처벌한 정부, 어떡하려나

 

 

 

 

대체서식지를 조성하고 옮기는 것은 개발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것에 다름 아니네요. 돈 있는 것들이나 정부나 자기가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밀어버리는 것이죠. 당사자가 살 수 있는 환경인지 아닌지 재보지도 않고 그냥 옮기는 거죠. 그나마 멸종위기종이라고 지정된 것이면 이렇게 옮겨지기라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들은 그저 '폐기물' 취급입니다.

 

단양쑥부쟁이에 대한 정확한 연구나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밀어버리고 옮기고 대충 관리하는 관련 공무원들 진짜 반성해야 합니다. 지금 이 건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이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죽은 것들이 다시 살아나지 않습니다. 일반인들이 이런 법적보호종들을 잘못 건드렸을 때는 죽일 듯이 처벌하면서 개발업자들이나 정부에서 마구 뒤집는 것은 이렇게 나몰라라 해도 되는 건가요.


태그:#단양쑥부쟁이, #4대강 공사, #멸종위기 2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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